[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명품족을 겨냥해 회원전용 온라인몰을 론칭하고 특화 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감소와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사용 증가에 따른 신용판매 수익 악화를 상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최근 병행수입 명품 유통 플랫폼 '인비트리'와 손잡고 회원전용 명품 쇼핑몰 'KB플렉스'를 선보였다. KB플렉스는 국민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KB플렉스 회원 가입 후 명품 상품 구입 시 특화 혜택을 제공한다. 우선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인비트리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상품 정상 판매가에서 8% 추가 할인된다. 또 구매 금액의 1%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명품 수선 및 매입·위탁 판매 서비스도 제공한다. KB플렉스 고객센터로 명품 수선을 신청하면 접수 후 전문 수선업체에서 수선 후 상품을 발송해 준다. 또 고객이 소장한 명품 상품을 시세보다 10% 높은 가격에 매입하거나 위탁 판매도 지원한다.
명품 특화 카드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명품 이커머스 '오케이몰'과 손잡고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오케이몰 우리카드'를 선보였다. 이 카드는 오케이몰에서 일정 금액의 상품 구입 시 장기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카드는 명품 특화 카드 라인업을 확대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내 해외명품 매장 등에서 7%를 적립해 주는 '롯데백화점 플렉스 카드' 출시에 이어, 명품 브랜드 '몽블랑'과 제휴를 맺고 한정판 카드 '플렉스 카드 몽블랑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플렉스 카드 기본 혜택에 더해 몽블랑 매장에서 결제 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카드도 이에 맞서 신세계백화점 VIP 회원 전용 '신세계 더 에스 프레스티지'를 내놨다. 이 카드는 신세계백화점 고객 등급 '골드' 이상 회원을 대상으로 할인이 없는 명품 브랜드의 결제일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또 14개 명품 브랜드를 대상으로 스페셜 마일리지 2배 적립 혜택도 탑재됐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명품 결제 혜택을 확대하는 것은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타격을 받는 가운데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사용이 늘면서 신용판매 수익이 악화될 우려가 높아져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7개 전업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는 4조3947억원으로 3년 전인 2017년에 비해 50.6% 하락해 반토막 났다.
반면 명품 구매 소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명품가방 수입액이 35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월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백화점 3분기 매출이 2030세대의 명품 구매 소비 증가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해외여행 대신 보복 소비 등의 이유로 명품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명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회원전용 온라인몰을 론칭하거나 특화 카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사진은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시민들이 명품들을 사기 위해 백화점 오픈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