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유럽서 웃고 중국서 울었다

유럽 점유율 11.1% 달성…독일·영국 시장 '홀렸다'
중국 부진 5년째 지속…"현지 맞춤형 전기차 필요"

입력 : 2021-10-19 오후 2:24:28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차·기아가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는 반면 중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 특화된 전기차 출시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유럽자동차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유럽 시장에서 10만8344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10만1308대) 동기 대비 6.9% 증가한 수치다. 각사별로 보면 기아는 5만6090대, 현대차는 5만2242대를 팔았다. 양사 합산 점유율은 10만8344대로 전체 시장의 11.1%에 달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8월에도 사상 처음 유럽에서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하며 르노그룹을 제치고 폭스바겐그룹, 스텔란티스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유럽 시장 누적 기준 판매고도 고공행진중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9월까지 유럽 시장에서 77만114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4% 급증한 기록이다.
 
이같은 성과는 유럽 내 자동차 핵심 시장인 독일과 영국에서의 판매 호조세가 밑바탕이 됐다. 독일자동차공업협회(VDIK)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독일에서 올해 9월까지 각각 7만9773대, 4만9484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9%, 5.4% 늘어난 수치다. 합산 판매량은 12만925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늘어났다. 양사 합산 점유율도 전년 동기 대비 0.58%p 상승한 6.4%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유럽 2위 자동차 시장인 영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영국에서 올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39.9% 증가한 5만2931대, 기아는 같은 기간 29.6% 늘어난 7만4096대를 판매했다. 합산 판매대수는 12만7027대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33.7% 증가했다. 합산 점유율도 7.64%로 2%p 이상 끌어 올렸다. 특히 지난달에는 기아가 점유율 7.74%를 기록하면서 도요타에 이어 영국 시장 2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 아이오닉5, 니로 EV 등 전기차를 앞세운 판매 신장을 통해 친환경차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같은 기세를 몰아 유럽에서 양적, 질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판매량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달 중국 승용차 소매 판매는 각각 2만8000대, 1만3000대를 기록해 약 4만대 수준에 그쳤다. 양사 합산 점유율은 2.6%로 전년 동기 대비 0.7p 포인트 줄었다. 2017년(4.8%)과 비교하면 반토막 난 셈이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사업 부진이 시작된 것은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2017년부터다. 2016년 연간 183만대에 달하던 양사의 중국 자동차 생산량은 2017년 118만대로 하락했다. 이후 중국 공장 폐쇄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2020년 생산량은 70만대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기아가 중국 시장에서 떨어진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에서도 전기차 경쟁력을 키워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기존 아이오닉5, EV6 등의 고가의 전기차 외에 중국 현지에 특화된 차량을 내놔야한다는 분석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시장에 전기차를 내놓기 위해 가장 고려해야할 부분은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을 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신모델을 내놓는다든지 CATL 등 중국 배터리를 탑재하는 등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빠르게 신에너지(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신에너지 승용차 도매 판매량은 전월 대비 15%, 전년 동기 대비 184% 늘어난 35만5000대를 기록했다. 전기차의 자동차 시장 침투율도 도매 기준 전년 동월 대비 8%p 상승한 14%를 기록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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