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대출 영업 막힌 카드사, 리볼빙 틈새 영업

상반기 리볼빙 잔액 5.5% 증가…이벤트 활발

입력 : 2021-10-25 오후 6:26:36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카드대출 취급을 제한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리볼빙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리볼빙 잔액은 5조81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전년보다 리볼빙 잔액이 소폭 감소했지만 올해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업체별로는 7개 업체 중 6곳에서 잔액이 증가했다. 우리카드가 전년 대비 18.1% 증가한 3283억원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신한카드가 9.5% 신장한 1조2172억원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는 8.9% 상승한 9536억원으로 확인됐다. 롯데카드는 6823억원으로 6.4% 확대됐다. 삼성카드는 1조156억원으로 3.1% 늘었다. 국민카드는 전년 대비 0.2% 소폭 증가한 1조1832억원이었다. 반면 하나카드는 유일하게 2.1% 감소한 4044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리볼빙 잔액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자금난을 겪는 서민들이 채무 상환을 미룬 영향이 컸다. 리볼빙은 카드결제 대금의 최소 10%를 결제한 뒤 나머지 금액은 이월해 수수료가 부과되는 구조의 상품이다. 카드 이용금액의 일부만 상환하고 잔액을 이월해도 연체로 잡히지 않아 일시적인 자금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로 전년에 비해 소비가 늘어난 것도 리볼빙 사용이 증가한 원인으로 꼽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가 점진적으로 살아나면서 신용판매 이용액이 증가했고 리볼빙 잔액도 동반해서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출총량 규제 역시 리볼빙 사용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카드론 등 카드대출에도 총량규제를 도입했다. 카드사들은 올해 카드대출 증가율을 전년 대비 5~6% 이내로 맞춰야 한다. 카드사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일부 수요가 리볼빙을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사들은 대출 영업이 제한되자 리볼빙 관련 이벤트를 전개하는 등 틈새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이달 말까지 리볼빙 상품을 신규 가입하는 고객에게 마이신한포인트 5000점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국민카드는 연말까지 차량을 구매하는데 500만원 이상 일시불 결제하고 리볼빙을 이용하면 3개월간 연 5.6%의 금리를 적용해 준다. 하나카드도 이달 말까지 리볼빙 신청 시 커피 쿠폰을 제공한다. 이밖에 우리카드는 텔레마케팅을 통해 리볼빙 가입을 권유하는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리볼빙 사용 시 부채가 급증할 수 있는 만큼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리볼빙 평균금리는 17~18%에 이를 만큼 고금리인 데다 장기간 이월된 결제대금이 누적될 경우 상환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리볼빙 이용 시 카드 대금의 최소 10%만 결제된 후 나머지 잔액에 20%에 가까운 고금리가 부과된다"며 "결제하지 않은 금액이 누적되면 대출받은 효과가발생해 한꺼번에 상환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상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리볼빙을 사용하되 여유 자금이 있을 때는 미리 갚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카드사들이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차원으로 대출영업에 제한이 생기자 리볼빙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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