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차(005380)가 올해 3분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영향으로 판매에 직격탄을 맞았다. 전년 대비 매출과 이익은 늘었으나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가까이 감소했다. 현대차는 코로나 확산 지속 및 반도체 품귀 장기화에 따라 올해 판매 전망치도 기존 416만대에서 400만대로 축소시켰다. 투자계획도 대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유동성 확보를 이유로 8조9000억원에서 8조원으로 줄였다.
현대차는 26일 공시를 통해 3분기 영업이익 1조6067억원, 매출 28조867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으나 작년 세타2 엔진 품질비용 2조1000억원을 반영해 3138억원의 영업손실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5.6%를 기록했다.
다만 매출의 경우 제네시스, 전기차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효과가 전체 물량 감소 및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의 영향을 상쇄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한 1157원을 기록했다.
판매량도 줄었다. 현대차는 올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89만890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9.9% 감소한 수치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아이오닉5, GV70, 투싼 등 SUV 신차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한 15만4747대가 팔렸다.
해외 시장 역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판매가 위축됐던 중남미, 아중동 등 신흥국 판매가 증가했으나 주요 시장 판매가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며 전년 동기보다 6.8% 감소한 74만4159대를 팔았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5%p 상승한 81.9%를 나타냈다. 글로벌 도매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부가 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효과로 상승폭은 제한됐다. 매출 대비 판매비와 관리비 비율은 품질 관련 비용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p 낮아진 12.6%를 기록했다.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조9370억원, 1조486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일부 품목의 반도체 공급 부족은 올해 4분기부터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생산 정상화까지는 더 오래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환율 변동성 확대와 코로나19 상황 지속 등의 대외 요인도 경영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부품 추가 물량 확보를 계속 추진하고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해 판매 감소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방어하는 한편 대외 불확실성 요인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으로 유동성 관리 중심의 경영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차는 올해 출시한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GV60 등 E-GMP 기반 전용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차량 판매 확대를 지속 추진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동화 리더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이 장기화돼 올해 연말 또는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으로 완벽한 정상화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올 한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전기차와 고부가 가치 차종 중심의 생산 및 판매를 통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