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현대모비스(012330)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할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완성차 생산이 줄어든 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데다 물류비 상승도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2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3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9조7893억5000만원, 5278억20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 11.8% 감소한 수치다.
한 달 전에는 매출은 10조원 이상, 영업이익은 6000억원대로 전망됐지만 실적 발표가 가까워지면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매출액은 9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5400억원 수준으로 관측됐다. 일부 증권사는 영업이익이 5000억원에 못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현대모비스 용인 기술연구소.사진/현대모비스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으로 자동차 생산이 줄어든 게 실적 악화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완성차 업체는 비용 축소와 재고 판매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지만 부품사는 가동률이 떨어지면 실적으로 직결된다.
자동차산업협회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국내 완성차 업계의 3분기 생산량은 76만197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던 2018년 이후 최소치다. 현대차와 기아의 생산은 각각 15.8%, 6.5% 감소했다.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 지난달 총 5일간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을 멈춘 바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출하대수가 예상을 밑돌았는데 이런 캡티브 물량 부족은 모듈 및 핵심부품사업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류비 증가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9월30일 기준 4614.1로 1년 전과 비교해 219.6% 상승했다. 비용이 늘어나면 그만큼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만 A/S부문은 신차 인도 지연으로 인한 교체용 부품 수요 확대 등의 영향으로 양호한 성과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회복을 위해서는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가 필수적"이라며 "3분기 생산 차질을 빚었던 말레이시아 반도체 공장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조짐이고 미국 항만 시설은 아시아로부터 수입되는 물류 처리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24시간 가동을 준비 중이라 최악의 국면은 점차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대모비스의 실적은 반도체 수급난 해소로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다가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 차량 물량 증가와 전기차 시장 확대 속도에 따라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