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 사기 혐의 수사와 사임 관계 부인…"성립 어렵다"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 변경…불순 세력 행위로 의심"

입력 : 2021-10-28 오후 4:59:41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사직 압박을 받았다는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재임 중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사임 후 재판에 넘겨져 유죄가 확정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황무성 전 사장은 수사와 사임과의 관계에 대해 "성립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황 전 사장은 28일 입장문을 통해 "2015년 2월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1심은 2016년 8월24일 이뤄졌다"며 "따라서 이 문제 때문에 제가 감사를 받아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떠났다는 것은 성립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황 전 사장은 자신의 소개로 건설업자 임모씨가 개발업자 김모씨 등 2명으로부터 각각 2억원과 1억5000만원을 빌린 후 갚지 못하자 사기 혐의의 공범으로 2014년 6월 기소됐다. 황 전 사장은 2016년 8월 1심에서 혐의가 모두 인정돼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심에서는 1억5000만원에 대해서는 무죄로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17년 8월 대법원에서 원심이 확정됐다.
 
황 전 사장은 2014년 1월 공식 출범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을 맡았지만,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2015년 3월 사직했다. 
  
이와 관련해 황 전 사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수익의 50%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공모지침서가 자신이 사임한 이후 사업 이익 1822억원의 고정 방식으로 변경됐다고도 지적했다.
 
황 전 사장은 "당시 1월26일 오후 3시에 열린 투자심의위원회에 참석했고, 당시 논의된 회의에서 담당자들이 공사가 50% 이상을 출자해 사업 수익의 50% 이상을 받는다고 논의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그리고 이는 1월27일 오전 11시 이사회 의결, 2월4일 오후 시의회 상임위원회 의결도 그 내용대로 같을 것이라고 검찰에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제가 수사기관에서 확인한 현재 공모지침서에는 '사업 이익 1822억원 고정'으로 변경돼 있었다"며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은 어느 특정 불순 세력의 행위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언론 이날 황 전 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애초 결재됐던 표지만 그대로 두고 내용만 갈아 끼우는 '속갈이' 수법이 동원됐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이날 해당 보도를 바탕으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등을 공문서위조, 위조공문서행사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황무성 전 사장은 자신이 사직서를 낸 2015년 2월6일 이후 공모지침서 내용이 대거 수정됐고, 자신은 이와 같이 변경된 공고안에 서명을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피고발인들이 공고된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 내용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황 전 사장의 명의를 이용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또 "황 전 사장의 서명이 존재하는 표지에 수정된 내용의 문서를 합쳐 공문서를 만든 것이 피고발인들이 작성 권한을 초월해 공문서를 위조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피고발인들은 공모해 위조된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를 행사해 대장동 민간 사업자를 모집하려는 행사의 목적도 인정되고 고의도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 24일 언론에 보도된 녹취록 내용을 바탕으로 유동규 전 본부장과 유한기 전 본부장,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대검에 제출했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유한기 전 본부장은 지난 2015년 2월6일 황 전 사장에게 사직서를 요구하는 취지로 "그걸 써달라, 왜 아무것도 아닌 것을 못써 주냐"고 말했고, 황무성 전 사장은 "내가 써서 줘도 시장한테 갖다주지 당신한테는 못 주겠다"고 대답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6일 이 고발 사건을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에 배당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지난 24일 황 전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황 전 사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 내용에 대해 진술했으며, 조사 다음 날인 25일 검찰에 2015년 2월6일 공사 사장 집무실에서 유한기 전 본부장과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제출했다. 
 
이날 황 전 사장은 녹취록을 밝히게 된 경위에 대해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대장동 게이트를 보고 큰 후회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저는 당시 이 전 시장에게 좋은 사람을 잘 써야 한다고 말했지만, 어떠한 답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21일 오후 성남시청 시장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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