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영끌 해법은①)청년 가계빚, 상반기만 20조 늘었다

소득·자산 적어 재무건전성 취약…금리 인상 등 채무 부담 늘듯

입력 : 2021-11-0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가계부채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계부채의 증가세는 가파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20~30대 청년층의 가계부채다. 이들의 가계부채 증가세는 올 상반기에만 20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례적인 증가 규모로, 주로 부동산 비중과 주식, 암호화폐 등의 '빚투'가 청년층의 빚을 만들어냈다. 한국 경제의 또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위원회·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 2분기 가계대출 규모는 1705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초저금리와 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격 급등이 맞물리면서 증가세는 더 가팔라졌다. 지난해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은 9.2%, 올 상반기에는 더 가팔라져 지난 6월 말 가계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11.3%나 급증했다.
 
눈에 띄는 것은 청년층의 가계대출 비중이다. 청년층 가계부채 비중은 올 2분기 26.9%를 차지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2.8%나 급증했다. 다른 연령층의 평균 증가율 7.8%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청년층 가계부채는 빠른 속도로 불어나는 중이다. 2019년 말 390조원대에 육박하며 지난해 400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서더니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20조원 가까이 늘었다. 
 
(제작/뉴스토마토)
 
청년층의 가계부채 배경에는 '영끌(영혼을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가 자리잡고 있다.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주택담보 및 전세자금대출 등 부동산 대출 열풍이 불었고, 자산투자 열풍 속 신용대출에 의한 암호화폐, 주식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계 빚을 쌓았다. 실제 청년층의 전세자금대출은 2017년 6월 29조1738억원에서 올해 6월 88조234억원으로 급증했고, 전체 전세자금대출 잔액 중 청년층 대출 비중은 60%에 달했다. 특히 20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5년새 5배 이상 급증했다. 청년층의 신용대출 비중도 2분기 20.1%로 지난해 주요 증권사의 신규계좌 723만개 중 392만개(54%)를 20~30대가 만들었다.
 
문제는 청년층이 소득과 자산이 적기 때문에 다른 연령대에 비해 과도한 빚을 감당하기에는 재무건전성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실제 3건 이상 금융기관에 차입을 당한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 하위 30%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청년층 취약자주의 비중은 6.8%로, 다른 연령층(6.1%)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악화된 고용시장과 금리인상 등으로 청년층의 채무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우려가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청년층의 전세자금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고,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증가세도 최근 확대되고 있다"며 "청년층은 여타 계층보다 소득 수준이 낮아 자산가격 조정이 올 경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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