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막힌 자영업자 빚 '1000조'…"2금융권 의존…저금리 필요"

8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 988조5000억
코로나 전보다 21.3% 증가…일반가계 1.6배
개인사업자 가계대출 비은행권서 지속 상승
총 대출 증가율 음식업 26.9%·개인서비스 20.9%
금리 추가 인상시 어려움 가중될 것…정책지원 필요

입력 : 2021-11-02 오후 3:07:17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코로나19로 자영업자 빚이 급증하면서 총 대출 규모가 1000조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이 누적된 데다,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로 저축은행·카드·캐피탈 등 고금리 대출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향후 금리가 인상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될 경우 자영업자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정책 지원이 절실해지고 있다.
 
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개한 '자영업자 부채의 위험성 진단과 정책방향'을 보면 8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988조5000억원으로 2019년 12월 말 대비 173조3000억원(21.3%) 증가했다. 이는 같은 시기 일반가계대출 증가율(13.1%)의 1.6배 수준이다.
 
총 대출 중 사업자대출은 572조6000억원, 가계대출은 415조9000억원이다. 이중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가계대출의 증가율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은행권에서 하락하는 반면 비은행권에서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올해 1분기 이후 고금리를 부과하는 캐피탈⋅카드⋅저축은행에서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사업자대출의 증가율도 같은 시기 고금리업권에서 크게 늘었다.
 
은행권 사업자대출 증가율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정책자금 등의 영향으로 급등했다가 1분기 이후 하락했다.
   
사업자대출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보험⋅상호금융에서의 증가율이 가장 높지만, 해당 업권의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으며 증가율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오윤해 KDI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일반가계의 대출 증가량도 최근 고금리업권에서 급등했다"며 "가계부채 총량관리 등으로 은행권의 자금 공급이 제한된 점도 개인사업자가 최근 고금리업권의 대출을 크게 늘리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조치의 직접 타격을 받아 매출이 크게 감소한 음식업, 개인서비스업 등의 업종에서 최근 고금리업권의 대출증가세가 높았다. 
 
2019년 12월 대비 올해 8월 총 대출 잔액의 증가율은 음식업 26.9%, 개인서비스업 20.9%, 제조업 11.5% 순으로 컸다.
 
음식업·개인서비스업에서 고금리업권 대출 증가율은 정책자금이 대규모로 공급됐던 2020년 2분기에 하락했지만 이내 이전수준을 유지하다가 올해 1분기 이후 크게 상승했다.
 
또 지난해 10월 기준 코로나 발생 이전에 비해 매출 감소가 큰 사업주일수록 고금리인 카드신용대출을 많이 이용했다. 소득별로는 중·저소득층의 개인사업자일수록 대출 증가율이 높았다. 
 
오윤해 연구위원은 "이는 자영업자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부족해진 영업⋅생활자금을 대출을 통해 조달했으며, 최근에는 고금리 대출에 대한 의존이 심화돼 피해 업체의 신용위험이 양적, 질적 측면에서 모두 높아졌음을 시사한다"며 "향후 금리가 추가 인상되고 은행권의 DSR 규제가 강화되면, 누적된 코로나19 피해로 자금부족을 겪는 자영업자의 이자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정책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개한 '자영업자 부채의 위험성 진단과 정책방향'을 보면 8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988조5000억원으로 2019년 12월 말 대비 173조3000억원(21.3%) 증가했다. 자료/개인신용평가사·한국개발연구원(KDI)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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