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저축은행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고 있음에도 점포 축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신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자 모바일 앱 투자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점포수는 304개로 집계됐다. 전년과 같은 규모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의 여신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27.1% 급증한 88조1349억원을 기록했다. 수신자산 역시 24.1% 신장한 87조7231억원으로 확인됐다.
1년 사이 자산이 급증했음에도 점포수가 그대로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의 고객은 모바일 앱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오프라인 점포를 이용하는 고객이 줄어든 반면 온라인 거래 빈도가 높아진 것이다.
금융 거래 경향이 비대면 위주로 바뀌자 저축은행들은 오프라인 점포의 운영 효율성이 하락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는 데 투입하는 인력과 임대료 등의 비용에 비해 고객 모집 효과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국면이 이같은 흐름을 강화하면서 효율성이 낮은 점포는 폐쇄하거나 인근 점포로 통합하는 전략을 취하기 시작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오는 12월 서울에 위치한 주요 점포를 통폐합한다. 공덕역지점과 수유지점을 신규 영업점포인 강북금융센터로 통합해 오픈한다. 강남역지점과 잠실지점도 하나로 합친다.
KB저축은행은 지난 9월 노원여신전문출장소를 폐점했다. 기존에 관리되던 대출 계좌는 송파구에 위치한 본점으로 이전됐다. 상상인저축은행도 지난 4월 수원지점을 분당본점으로 통폐합했다. DB저축은행 역시 4월부터 여의도점을 폐점했다. 여의도점에서 관리했던 예금 계좌는 을지로입구에 위치한 본점 영업부에서, 대출 계좌는 목동지점에서 통합 관리하기로 했다.
저축은행들은 오프라인 점포를 줄여 비용을 절약하는 대신 모바일 앱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달 모바일 앱 2차 고도화를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UX(사용자 경험) 강화, 비대면 업무 서비스 및 인증수단 확대, 고객 방문 유도 서비스 등을 위한 앱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저축은행도 지난달 신규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정보제공요청서(RFI) 공고를 게재했다. 최근 업계 변화와 디지털 트렌드를 선도할 비대면 플랫폼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제공받아 앱 리뉴얼에 나설 계획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로 비대면 고객 유입이 늘어나면서 모바일 인프라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오프라인 점포는 고령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