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올해 초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요소수 품귀에 마그네슘 부족까지 더해져 초유의 자동차 소재 공급망 붕괴 사태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마그네슘은 차량 제조에 쓰이는 알루미늄 합금의 필수 원료로 최근 친환경차 전환에 있어 필수 소재로 꼽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마그네슘은 요소와 마찬가지로 중국 수입 비중이 높다. 전세계 공급 물량의 85%이 중국산이다. 특히 국내로 들여오는 마그네슘 주괴는 100% 중국으로부터 들여온다. 중국이 전력난과 탄소배출 규제로 마그네슘 생산을 줄이자 마그네슘 가격은 올해 7월 중순 톤당 1만9000위안에서 9월 한때 7만위안까지 약 3배 이상 치솟았다. 알루미늄 가격 역시 중국 정부의 생산 통제로 인해 지난달 기준 톤당 3000달러를 기록하며 1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마그네슘 산업은 2013년 정점을 찍고 위축됐다. 스마트폰 생산기지가 동남아 등으로 옮겨가면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포스코가 마그네슘 사업을 접으면서 사실상 국내 생산 물량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마그네슘이나 알루미늄 같은 경우는 중국 의존도가 워낙 높고 특히 알루미늄 같은 경우는 100%다”라며 “결국 요소수와 마찬가지로 물량 부족이나 수출 규제가 지속된다면 한국 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요소가 다분하다”고 진단했다.
기아의 EV6 생산라인 사진/기아
특히 친환경차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소재 부족 현상은 치명적이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무게때문에 연비를 높이기 위해서는 차체 무게를 줄여야한다. 알루미늄은 중량이 철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알루미늄은 경량화에 있어 필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수급 부족 사태로 이어진다면 실제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도 요소수 부족 사태가 마그네슘까지 번질까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9일 열린 '2022년도 예산안 경제부처 부별 심사'에서 요소수에 이어 마그네슘도 품귀가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 "마그네슘 관련 사항도 긴급 점검을 계속 해오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장기수급대책에 따라 필요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일각에서는 국제 원자재에 대한 안정적 수급 방안을 강구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그네슘 외에도 전기차 배터리 필수재인 리튬이나 코발트 수급 문제까지 전방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들이 리튬, 코발트 등 소재 대부분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이들 소재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달 리튬 가격은 톤당 17만4000위안으로 전년 동기(3만5000위안)에 비해 약 5배 올랐다. 코발트 가격도 지난달 기준 전년 평균 대비 68.58% 상승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