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시중은행의 가산금리에 대해 정부가 강제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취약 계층의 금융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현재 정부 차원에서 뾰족한 대응책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이후에 대출 금리가 급상승하며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등 은행들이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양정숙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업계는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 올린 0.75%로 정한 한은이 이달 추가로 1%까지 금리를 높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시중 은행은 이 같은 흐름을 선반영해 대출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는 추세다.
특히 국내 물가 불안정 지속,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개시 등으로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시중 대출 금리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5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진행되는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 글에서 청원인은 "은행 및 금융기관들이 '대출 희소성'을 무기로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없애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 기관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빌미로 우대금리를 없애면서 소비자들의 대출 압박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 부총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대출 금리가 올라가고 있는 게 사실이고, 기준금리 변동에 따라 (예대마진이 커지는) 그런 경향이 나타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에서도 관련 상황을 모니터링해서 정말 불합리한 게 있으면 은행 감독 차원에서 하겠지만 금리 수준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기는 제약돼 있다"며 "동향을 잘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시중은행의 가산금리에 대해 정부가 강제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