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정부의 카드수수료율 조정을 앞두고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카드사 및 캐피탈사 대표들과 만난다.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자영업자와 동결을 주장하는 카드사 간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해법이 모색될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에 따르면 고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여신전문금융업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연다.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에 대한 금융위의 고민이 특히 크다. 자영업자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만큼 수수료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카드사 노조는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반발 중이다.
카드사 노조는 지난 15일 '카드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카드 수수료 인하 반대와 금융당국의 규제 형평성을 규탄했다. 노조는 "지난 12년 동안 소상공인 우대 정책이라는 명목으로 열 세 차례 인하한 카드 가맹점 수수료와 적격비용 재산정제도는 선심성 공약의 본보기"라고 비판했다.
적격비용 재산정제도도 카드사 노조가 수정을 요구하는 부분 중 하나다.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지난 2012년 여신금융전문법 개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하고 원가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결정하고 있다.
다만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자영업자 표심을 잡기 위해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카드사 노조의 목소리가 관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카드사들이 코로나19 시국에도 역대급 호실적으로 거둔 것도 카드 수수료 인하 필요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금융위는 신중한 입장이다. 법과 원칙에 따라 카드 수수료를 조정하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지만 금융권은 수수료가 추가적으로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를 반대하기 위한 명분이 없다”면서 “카드사와 자영업자들의 적당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와 전국금융산언노조 조합원들이 카드 수수료 인하 반대와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