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민주당이 불안하다. 소속의원 전원이 참여한 매머드급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도 전략 마련과 후보 리스크 관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겉으로는 화려하게 '드림 원팀'으로 포장했지만, 실속 없는 '아마추어'라는 비판마저 제기된다. '선대위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강훈식 선대위 비서실 정무조정실장은 16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선대위 체제가 역동성이 떨어진다, 비대하고 느리고 현장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진행자 지적에 "이 비판은 이재명 후보도 잘 알고 있다"면서 "후보도 선대위에 신속성과 기민한 대응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선대위 운영에 대한 지적은 전날에도 있었다. 선대위에서 공동총괄본부장을 맡은 우상호 의원은 1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이 후보가 지난 13일 부산을 방문했을 때 '부산은 재미없다'라는 발언이 논란이 된 것에 대해 "대응이 늦었고, 선대위가 정신 차려야 한다"며 "(선대위는)완전히 상근체제로 동원해 하루에도 몇 번씩 저쪽에 대응하고 비판할 것이 있으면 비판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여의도 용산빌딩)사무실에 전체 (실무진들이)다 입주하지 않고 있다. 문제가 있다"고 했다.
김용민 최고위원 등 '정당쇄신·정치개혁 의원모임'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가 국회의원 중심, 선수 중심으로 구성됐다"며 "현장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청년, 여성, 서민, 소외계층, 사회적 약자 등 각계각층의 참여를 어렵게 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최지은 외신대변인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원 선수별로, 의원이냐 아니냐로 계급을 매겨 수직적인 선대위를 만들어 놓고 2030과 수평적인 소통을 탁상공론하고 있다"며 "경선 캠프에서 보였던 민첩함과 생기발랄한 에너지는 잃어버리고 선거조직이 나이가 깡패인 관료 조직화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지난 2일 출범식을 열고 공식 활동에 돌입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경선 후보들 전원이 승선했고, 각 캠프 인사들까지 결집해 '용광로' 선대위로 불렸다. 소속의원 169명이 모두 참여한 '매머드'를 키워드로 내세우며 본선 승리를 향한 세몰이에 힘을 쏟았다. 송영길 당대표가 출범식에서 "민주당 역사상 가장 완벽한 선대위가 출범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하지만 규모가 큰 만큼 역동성이 떨어져 이슈 대응이 늦고, 갈팡질팡 혼선을 빚는다는 주장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대선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장동 의혹에 대한 대처만 봐도 전면적인 국면 전환을 못한 채 국민의힘 주장을 방어하는 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선대위에 참여한 다른 실무진은 "후보 캠프와 경선 경쟁자 캠프, 당 실무진이 한꺼번에 모이다 보니 정책이 뒤죽박죽"이라며 "일정과 메시지를 놓고도 혼선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부인사 영입도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김종인의 노련함에 이준석의 참신함으로 신구 조화를 이룬 국민의힘과 비교하면 국민들이 혐오하는 여의도 정치색만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시 신촌 파랑고래에서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