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남양유업이 오너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고 경영 정상화가 여전히 불투명한 만큼 4분기 실적 역시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8일 유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003920)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4% 감소한 2401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3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당기순손실 역시 15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은 2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앞서 남양유업은 2분기 2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도 162억원에 달했다.
특히 올해 3분기까지 누계기준으로 전년보다 적자폭도 확대됐다. 남양유업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5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손실(472억원)보다 더 확대된 수준이다.
남양유업은 분유 등 수익창출 품목의 매출정체 및 코로나19 따른 내수경기 침체, 우유급식 제한 등으로 매출 신장의 어려움 발생해 실적이 악화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불가리스 코로나19 저감 논란으로 촉발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오너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남양유업은 올해 1분기 긴축 경영을 통해 영업손실을 전년 동기 대비 33% 줄이기도 했다.
남양유업 본사 전경. 사진/유승호 기자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4월 자체 심포지엄을 열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했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 및 고발조치 당했다. 이에 홍 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자식들에게도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한앤컴퍼니에 남양유업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숱한 잡음을 일으키며 홍 회장이 한앤컴퍼니에 매매계약해제를 통보하면서 끝내 불발됐다.
업계에서는 현재 남양유업이 오너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4분기 실적 역시 개선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남양유업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지만 홍 회장의 의결권 행사가 금지됨에 따라 신규 이사회 구성이 결국 무산됐다. 이에 현재 대표이사 없이 경영지배인 체제로 전환하고 비상경영에 체제에 들어갔다.
남양유업 대주주인 홍 회장은 한앤컴퍼니를 상대로 매매 계약 유효성 여부를 다투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홍 회장이 이번 분쟁이 종결되는 즉시 남양유업 재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남양유업 정상화 시점은 크게 늦춰질 전망이다.
남양유업의 4분기 실적을 개선하지 못할 경우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최악의 한 해 성적표를 받아들이게 된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전년 대비 7.95% 감소한 948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남양유업의 매출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건 11년 만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신뢰도가 중요한데 현재 남양유업은 오너리스크로 인해 소비자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 시점”이라면서 “오너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고 계속 가져갈 경우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