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국제 기준 보다 엄격하게 시험해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한 전기차가 도로 위를 달릴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배터리 화재 사고. 전기차를 타려는 소비자들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지난 19일 찾은 광주광역시 빛그린산업단지 내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이하 인증센터)'에선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안정성을 시험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인증센터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전기차 수요 확대 및 배터리 화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완성차 단위의 친환경차 인증기관이다.
지난해 8월 빛그린산업단지 내 2만9916㎡ 부지에 착공, 총 390억원을 투입해 배터리시험동, 충돌시험동, 충격시험동 등 3개 동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는 배터리시험동만 구축된 상태로 이달 말 본격 가동되며 내년부터 충돌 및 충격시험실이 운영된다.
구동축전지 낙하시험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배터리시험동은 과열방지, 낙하, 압착, 열충격, 진동, 충격, 충방전, 침수, 화재시험챔버(내년 구축) 등 9개 시험실로 구성됐다. 이중 4개가 배터리 화재·폭발에 대비한 방폭구조를 갖췄다.
또 최대 2톤 규모의 전기버스 배터리 시험이 가능한 진동시험기 및 충격시험기가 설치돼 있다. 약 10톤의 무게로 접촉 하중에 대한 안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압착시험기도 볼 수 있었다.
특히 내년 하반기에 구축되는 화재시험챔버(직경 30m)의 경우 아시아 최대 규모다. 전기차는 물론 버스까지 실차화재시험을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실차를 연소 후 3시간 동안 관찰한다. 이를 통해 지하주차장, 터널 등 다양한 차량 운용환경에서 발생하는 화재사고에 대한 연구가 가능하다.
낙하시험실에서는 높이 4.9m에서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뜨려 전기차가 충돌 시 발생하는 물리적인 충격에 대한 구동축전지 안정성을 평가한다.
침수시험실은 배터리를 3.5%(해수평균염도) 염수에 1시간 동안 완전 침수시켜 발화, 폭발 여부를 확인한다. 침수시험은 국제 기준 채택을 준비하고 있다.
구동축전지 침수시험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문보현 한국교통안전공단 책임연구원은 "침수 후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에너지가 다 소진될 때까지 불이 절대 꺼지지 않는다"며 "침수시험은 국제 기준 채택을 준비 중인데 염수시험 통과는 어떤 침수 조건에서도 안전성을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증센터는 지난 7월 국제기준에 맞춘 새로운 국내 배터리 안전성평가 시험방법이 개정됨에 따라 배터리 충격시험 등 국제기준(10개 항목) 보다 강화된 12개 항목의 평가시험을 통해 제작사 기술지원 및 전기차 결함 분석을 수행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초소형 전기차부터 총중량 3.5톤 이하 자동차까지 충돌안전성을 연구하기 위해 차대차 충돌시험과 충돌속도(시속 100㎞)를 구현할 수 있는 충돌시험동이 갖춰진다.
문 연구원은 "국민들이 전기차 화재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이를 어떻게 보증할까를 끊임없이 고민한다"며 "경기도 화성 자동차연구원에서는 하이브리드와 초소형 배터리를, 방폭구조를 갖춘 광주에서는 중대형 배터리 전용으로 시험장을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광주=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