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미국에 새로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고 세계 1위 대만 TSMC 추격을 시작한다. 양사의 점유율 격차가 커진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초격차 승부수다.
24일 삼성전자 미국내 제2의 파운드리 공장 부지로 테일러시를 선택하면서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전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가 여전히 크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 점유율 14%를 차지하며 2위에 올랐다. 1위인 TSMC는 58%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1분기보다 더 벌어진 것이다. 1분기는 삼성전자 17%, TSMC 55%였는데, 2분기 들어 TSMC가 60%에 가까운 점유율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새로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고 세계 1위 대만 TSMC 추격을 시작한다. 사진/뉴시스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양사는 최첨단 미세 공정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관계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사만이 현재 5나노미터(㎚) 반도체를 양산 중이며 내년에는 3나노 양산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파운드리는 수주 산업인 특성상 기술력 차이는 고객사의 수주물량까지 영향을 끼친다. 초미세공정 한계를 돌파하고 대형 고객사를 선점하는 기업만이 향후 파운드리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 현재 점유율만 놓고 보면 TSMC가 유리할 상황으로 보인다. TSMC가 지난 30년간 쌓은 고객과의 신뢰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새로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고 세계 1위 대만 TSMC 추격을 시작한다.TSMC 전경. 사진/TSMC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다. 삼성은 미국 제2파운드리 신공장을 계기로 파운드리 초격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3나노 초미세공정에서 수율(전체 상품 중 합격 비율)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5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 비중을 현재 13%에서 2026년 34.5%로 두배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 나아가 이번 투자를 계기로 삼성의 인수합병(M&A) 행보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3년 안에 유의미한 M&A를 추진한다고 밝혔는데, 업계는 비메모리 사업 투자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M&A에 나설 실탄이 충분하다. 삼성전자의 3분기 기준 보유 현금이 120조4700억원으로 M&A를 추진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생산능력과 초미세공정 기술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삼성전자가 미국에 추가 파운드리 공장을 세우는 것은 올바른 포석"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