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제약바이오기업
에이비온(203400)이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이후 3개월이 지났지만 코넥스 상장 당시 이뤄진 자금 조달의 영향으로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전상장 이전에 발행한 전환사채(CB)와 기존주주들의 저렴한 주식들이 매도 물량으로 쏟아지면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일 에이비온이 지난해 발행한 58억원 규모의 3회차 CB 주식전환 청구 시기가 도래, 해당 CB투자자들의 주식전환이 시작됐다. 이 CB의 주식 전환가액은 6295원으로 에이비온의 현주가 대비 절반 수준이다. 주식전환 가능 수량은 총 92만1365주로 최대주주를 보유 물량을 제외한 유통주식(1255만9277주)의 7.3%에 해당한다.
에이비온의 CB 주식전환은 상장 직후부터 이뤄졌다. 앞서 에이비온은 지난해 8월과 11월 각각 70억원, 58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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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70억원 규모의 2회차 CB 주식전환은 코스닥 이전상장 직후부터 이뤄졌다. 해당 CB의 총 전환가능 주식 수량은 102만3892주로 당시 보호예수물량을 제외한 유통가능 주식 수(916만7187주)의 13%를 넘어섰다. 해당 CB의 주식전환가액은 5860원으로 당시 에이비온의 주가(15일 종가, 2만5000원) 대비 5분의 1수준이었다.
에이비온 CB의 주식전환이 이뤄지면서 에이비온 주가도 급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에이비온은 9월8일 상장 이후 c-MET 표적항암제 ‘ABN401’의 신약 가치가 부각되며 급등세를 보였다. 9일부터 15일까지 단 5거래일 만에 주가가 58.24% 급등했으며, 15일에는 장중 2만6450원까지 오르며 상장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기존투자자들의 보유 물량과 CB주식전환 물량이 쏟아지면서 에이비온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9월15일 이후 한달만에 주가가 34% 빠지며 공모가 밑으로 내려갔으며, 이 기간 70억원 규모의 CB 주시전환가능 수량(102만3892주) 중 절반에 해당하는 51만1947주의 CB가 주식으로 전환됐다.
에이비온의 오버행 이슈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월들어 에이비온 3회차 CB의 주식전환청구가 시작된 데다, 코넥스 상장 당시 지분투자자들의 3개월 보호예수도 해제됐기 때문이다.
이달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기존 지분투자자들 중 텔콘RF제약의 104만8093주와 미래에셋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상장주선인인수 물량 6만8400주다. 이중 텔콘RF제약이 보유한 주식의 최초 취득금액은 5209원으로 현 주가의 3분의 1수준이다. 특히 텔콘RF제약이 에이비온 상장직후 보호예수 물량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식을 매도한 만큼 언제든 추가매도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3분기 말 기준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에이비온의 주식 수는 총 254만9803주다. 이는 에이비온의 유통주식 수의 20%를 넘어선다. 이중 에이비온이 기존에 발행한 2~3회차 CB의 주식 전환가액은 각각 5860원, 6295원이며, 텔콘RF제약의 최초 주식 취득금액은 5209원이다. 에이비온의 이날 종가는 1만1950원으로 CB투자자들과 기존주주들이 주식매도에 나설 경우 2배가량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잠재적 매도자들의 매도가능 물량이 많고 평균단가가 낮을 경우 오버행 이슈에서 자유롭기 힘들다”며 “오버행 이슈의 경우 단기적으로 해당 종목의 주가에 민감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