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코스닥 기업들이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BW) 등 메자닌들이 평균 10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메자닌에 투자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최대주주들도 평균 100% 이상의 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증권은 한종목에서만 6배가 넘는 차익을 거두기도 했다.
표/뉴스토마토
2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7일까지 주식으로 전환된 코스닥기업들의 CB와 BW 평균 수익률은 118.01%로 나타났다. 보통 메자닌 펀드들의 연 수익률은 10% 내외에서 상환된다.
이달 주식으로 전환된 메자닌은 총 30건으로 이들의 총 투자원금은 4169억원이다. 이들 메자닌이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의 가치는 전날 종가 기준 9089억원에 달한다.
종목별로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CB는 지난달 스팩합병으로 상장한
엔피(291230)의 CB로 나타났다. 삼성스팩2호의 발기주주인 삼성증권이 보유한 엔피의 1회차 CB 9억5000만원이다. 해당 CB의 주당 전환가액은 1000원으로 전날 종가(6480원) 기준 수익률은 548%에 달한다.
삼성증권 외에도 메자닌을 통해 BNK투자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 신한금융투자, 한양증권 등이 이익을 냈다. 한양증권은
알티캐스트(085810) 4회차 CB와 아이진 2회차 BW에 총 60억원을 참여해 176억원의 평가익을 거뒀으며, NH투자증권은 현대바이오, 아이진, 알티캐스트의 메자닌에 70억원을 투자해 131억원의 평가이익을 냈다.
메자닌들의 높은 수익률은 전환가액조정(리픽싱)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메자닌은 향후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전환 가능한 사채로, 국내 메자닌의 경우 대부분 리픽싱 특약이 붙는다.
리픽싱(Refixing)은 메자닌 투자자들을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로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리픽싱을 거치면 손해를 줄일 수 있다. 주가가 낮아질 때마다 메자닌채권의 전환가격(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때 기준가격)도 낮아지기 때문인데 이 경우 채권의 금액이 같더라도 더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어 수익을 볼 수 있다. 실제 수익률이 100%를 넘어선 CB들은 대부분 2~3차례 리픽싱을 진행했다. 수익률이 300%를 넘어선 우리바이오 6회차 CB의 경우 4차례 리픽싱을 진행했다.
다만 리픽싱으로 전환가격이 너무 낮아지면 기존 주주입장에서는 저가 물량이 대거 풀릴 우려가 있다. 주가가 오른 만큼 채권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리픽싱으로 발행주식수가 늘어난 만큼 기존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부작용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자닌을 발행하는 상장사들의 경우 대부분 신용등급이 낮아 리픽싱 조항이 들어간다”며 “리픽싱으로 내린 전환가는 주가가 오른다고 다시 오르지 않기 때문에 주가 급락 후 회복기에 메자닌 물량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