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급등하는 유가에 탱커 시장 '꿈틀'

이달 탱커 선가 2009년 이후 최고 수준
중고 탱커 거래량도 증가…신조 발주는 미미
운임·용선료는 지지부진…산유국 증산 여부 관건

입력 : 2021-11-25 오후 3:21:56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원유운반선, 석유화학제품운반선과 같은 탱커 발주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올해까진 발주가 눈에 띄게 늘진 않았지만 내년 이후 시황이 서서히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25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탱커 신조선가지수는 180.5로, 전년 동월보다 24.6% 올랐다. 이는 조선업 호황이었던 2007~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탱커 가격은 2008년 8월 255.36으로 최고를 찍은 뒤 2009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해 150 전후에 머물렀다.
 
유가 상승에 따라 탱커 선가지수는 올해 내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3월 150선을 넘긴 뒤 7월 160, 8월 170선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주로 주문을 받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수에즈막스급, 아프라막스급 탱커 모두 이달 전년 동월 대비 약 20~30% 선가가 올랐다.
 
잠잠했던 탱커 선가가 상승세를 탄 건 국제유가가 최근 가파르게 뛰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브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8.39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초 44.55달러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비싼 수준이다.
 
유가가 오르는 건 코로나19로 산유국이 생산을 줄였는데 올해 들어 경제 회복으로 에너지 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유가 상승에 따라 중고 탱커 거래량도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거래된 중고 탱커 수는 43척으로, 9월보다 34% 늘었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26% 증가했다.
 
다만 아직까진 탱커 발주가 눈에 띄게 늘진 않았다. 국내 주요 조선사들 또한 하반기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은 잇따라 주문받았지만 탱커 수주는 거의 없었다.
 
업계에선 탱커 발주는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너지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산유국들이 증산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되는 VLCC의 20%가량이 강화된 해운 친환경 규제에 걸리는 노후 선박이라 교체 수요도 늘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일각에선 선가 상승과 달리 탱커 운임과 용선료(선박 임대료)는 아직 지지부진해 발주 증가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310K급 VLCC 1일당 정기용선료는 1만8962달러로, 전 분기 대비 14% 낮다. 같은 기간 150K급 수에즈막스 1일당 정기 용선료 역시 전 분기보다 6.1% 낮은 1만6250달러에 머물렀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세계적인 경기 회복으로 석유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산유국들 또한 수요만큼 공급을 늘리진 않고 있어 유가 상승이 탱커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선복량의 5%가 넘는 저장용 탱커가 해운 운송 시장으로 반환되며 공급이 증가한 점도 변수"라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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