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가 사라지고 있다)②'택시 환승제' 없던 일로…서울시도 우왕좌왕

사납금·플랫폼 유료화…택시난, 예고된 사태
'택시 환승제' 공약 오세훈, 취임 후 철회
대중교통 되면 시 재정투입 부담
서울시 "시민의견 수렴 필요"…출구 못 찾아

입력 : 2021-12-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택시난은 언제든 예고된 상황이었다. 택시업계는 사납금 관행, 모바일 택시 호출 플랫폼 유료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이 컸다.
 
업계에서 고충을 호소하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시절 '서울형 택시 환승제'를 공약 하기도 했다. 버스·지하철을 이용한 후 30분~1시간 안에 택시를 타는 승객에게 요금을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택시에는 승객 유입, 승객에게는 요금 할인으로 업계의 활력을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오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택시 환승제 도입 논의를 '없던 일'로 했다. 사업 타당성에 대한 용역도 진행하지 않았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는 점이 서울시의 실행을 망설이게 한 것이다. 2018년에는 인천시와 대구시도 택시 환승제 시범도입을 논의했으나 결국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오며 무산됐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택시 환승제를 도입하는 순간 택시는 대중교통으로 여겨지는데, 그렇게 되면 택시 전용차로 마련에 대한 업계의 요구도 늘어날 것"이라며 "요금 지불 시스템이나 운행 정보 공유 체계도 마련해야 하므로 시 입장에서는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재정투입이 힘들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에서는 2017년부터 택시 환승제를 실시했지만, 3년 6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다. 택시 환승을 할 때마다 1000원을 지원했지만 시스템 불편과 더불어 이용률이 극히 저조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이용자 중 99%가 사용하는 후불식 교통카드는 이용을 못 하는 '선불식'으로만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실제 사용률은 1%에 그쳤다. 택시 환승제가 시행되더라도, 정책이 자리 잡으려면 시의 재원 투입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이 방증 된 셈이다.
 
택시 환승에 재원이 투입될 경우 지하철과 시내·마을버스 업계의 반발도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승객 감소를 제외하더라도, 지하철의 경우 무임수송 비용으로 만성 적자를 겪고 있었다. 버스 업계도 6년 간 지속된 요금 동결로 인해 환승 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내부적으로 사업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논의를 중단했다"며 "뿐만아니라 택시업계에서 24시부터 시작되는 심야 할증 시간을 22시로 앞당겨달라는 요구도 있었지만 시민 의견 수렴 등 각종 절차가 있기 때문에 당장 시행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6일 새벽 서울 송파구 방이삼거리에서 경찰이 택시를 상대로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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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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