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전기차 보급의 핵심은 보조금이다. 서울시민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전기차를 마련하려 한다. 하지만 전기차 예산 편성이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앞서 서울시는 전기차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시의회에 질타를 받았다. 서울시는 내년도 전기차 보급 사업 예산을 436억원(1만1816대)을 본예산에 편성하고, 추가경정예산으로 1115억원(1만5184대)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는 △전기차 등 완성차 반도체 수급 상황 △정부·지자체 보조금의 감소 △서울시 계획보다 높은 환경부 전기차 보급 목표 등을 고려해 내년도 본예산을 적게 잡다고 했다.
그러나 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예산 편성은 추경의 취지와 맞지 않는 편법 행위'라고 꼬집었다. 추경은 예산이 성립한 후에 생기는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지출 요인이 생겼을 때 편성하는 것인데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예산 편성 단계에서 그만큼의 부담으로 추경으로 넘겨 위험을 회피했다는 지적이다.
환경수자원위는 또 "전기차 잔여물량에 대한 추경편성 계획은 부득이한 사유도 아니고, 예상치 못한 지출 요인도 아닌 추경의 본래 의미에 반하는 편법적인 행위이므로 이를 지양해야한다"고 비판했다.
환수위는 지난 1일 7차 회의에서 전기차 비용 추경 예산을 없애고 본예산을 2738억원 증액한 3905억원으로 수정 의결했다. 당초 436억원보다 9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시는 9배가 넘게 급증한 전기차 예산 수정안에 난감한 상황이다. 통상 매년 상반기에 전기차 보급사업 신청 추이를 보고 하반기에 추가 지원 예산을 추경에 반영했었는데, 이번에는 전부 본예산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반도체 수급 차질 이슈 등으로 완성차 출고가 지연되면 결국 시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우려하고 있다"며 "시민들께서 원하는 전기차 신차를 사려고 할때 신청을 취소하는 시민들도 많기 때문에 이 부분 등 보급 수요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16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경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