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헝다 사태를 계기로 누적된 구조적 위험이 현실화되고 성장세도 둔화되는 중국 경제가 향후 15년 동안 3% 후반 수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에 흐름에 맞춰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고 수출 시장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중국의 중장기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리스크 요인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향후 15년 간(2021~2035년) 중국 경제의 성장 경로를 중국 경제의 중장기 구조적 리스크 전개 양상에 따라 중립적, 낙관적, 비관적 시나리오로 구분해 평가했다.
그 결과 성장경로 리스크가 중립적인 경우 향후 15년간 3% 후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또 리스크가 낙관적일 경우는 4% 후반, 비관적일 경우 2% 후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중립적 성장경로는 질서 있는 디레버리징 추진, 공동부유의 추구 등 구조 충격이 단기 시계에서 성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성장 둔화 추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낙관적 성장경로는 중국 경제가 당면한 과잉부채, 미·중 갈등, 생산성 둔화 등 구조적 위험 요인을 원활히 해결할 경우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며 목표 기간 내 고소득 국가로 진입하는 것이다.
비관적 성장경로는 중국 경제가 중진국 함정에 빠져 성장이 잠재수준을 지속적으로 밑도는 등 성장 정체 국면에 진입하는 것이다.
한은은 디레버리징 기조, 생산성 둔화 지속, 기업규제 및 혁신역량 제약, 미·중 갈등 지속 등 구조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결과 향후 중국 경제는 낙관적 경로보다는 중립적 경로에 가까울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중국의 중장기적 구조적 리스크 요인으로 △레버리지 과다 △생산성 저하 △내수 주도 성장 전환의 어려움 △기업환경 불확실성 증대 등 4가지를 꼽았다.
한은은 중국 당국이 디레버리징으로 인한 급격한 경기 둔화를 감수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향후 부동산 부문의 디레버리징은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지방 재정 기반이 약화됨에 따라 지방 정부 재정 건전성과 정책 여력에 부정적인 영향도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또 금융위기 이후 과잉 설비와 기업 구조조정 지연으로 총요소 생산성의 증가세가 현저히 둔화된 가운데, 자본의 한계 생산성과 노동의 성장 기여도도 지속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은은 여전히 많은 절대빈곤층, 미흡한 사회보장제도 등을 감안할 때 소득불평등 완화 측면에서 단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낮아 제조업을 대신해 고성장을 견인하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공동부유를 추진하면서 기업 규제를 강화하고, 미·중 갈등 지속으로 국유·민간 기업이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이 제약되는 등 기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 신 인프라 확대 등 첨단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 최대 규모로 성장 가능한 내수 시장의 잠재력 등이 성장 추세의 급격한 하락을 방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도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내수 중심으로 경제 구조 개편에 맞춰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중국 내수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은 중국 경제가 향후 15년 동안 3% 후반 수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을 12일 내놨다. 사진은 중국 어선들에 중국 국기들이 달려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