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부동산 해법, 대구·세종에 답있다

입력 : 2021-12-14 오전 6:00:00
부동산은 시장이었다. 대구와 세종의 집값이 뚝뚝 떨어지는 건 예고된 수순이었다. 시장의 원리는 단순하다. 수요와 공급이 가격을 결정한다는 논리다. 전국적인 부동산 불장 시대에, 대구와 세종은 시장의 기본원칙을 입증한 사례가 됐다. 
 
대구와 세종 집값이 연일 약세다. 이달 1주차 대구 아파트의 주간 매매가격지수는 전 주 대비 0.02% 떨어졌다. 전 주인 지난달 5주차에도 전 주보다 0.03% 하락했다. 
 
지난달 1주차까지는 상황이 달랐다. 소폭이지만 상승국면이었다. 그러나 2주차에 보합으로 전환했고 3주차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4주 연속 떨어지는 중이다.
 
세종의 상황은 대구보다 심각하다. 이달 1주차 낙폭은 0.33%다. 전 주 변동률은 -0.26%였는데 하락세가 더 짙어졌다. 2014년 7월 이후 약 7년4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추락했다. 
 
세종시의 약세는 대구보다 더 길게 이어진다. 세종시는 7월4주차부터 하락이 계속된다. 세종시는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약 한 달 동안에도 하락 양상이 나타났다. 전국의 시·도 중 주간 매매가격지수가 떨어지는 곳은 대구와 세종뿐이다. 
 
하락의 원인은 공급에 있다. 분양과 입주물량이 쌓인 것이다. 대구는 이달까지 올해 2만7000여가구가 분양한다. 지난해에도 3만1200가구가 대구에 나왔고 2019년에도 2만9100여가구가 풀렸다. 최근 3년간 약 8만7400가구가 쏟아졌다. 입주물량도 4만2900여가구에 달한다.
 
세종은 올해 들어 물량이 많았다. 올해 분양된 건 4900여가구다. 지난해 850여가구보다 약 6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입주가구도 늘었다. 지난해에는 5600여가구였고 올해는 약 7600가구다. 
 
이에 두 곳의 수급동향지수는 기준선 100을 밑돈다. 이달 1주차 대구는 88.7로 집계됐고, 세종시는 88.1까지 낮아졌다. 수급지수가 80대까지 무너진 건 대구와 세종뿐이다. 두 곳의 부동산 시장이 초과공급 상태라는 의미다. 
 
공급이 집값을 잡는 주효한 수단이라는 게 대구와 세종에서 증명됐다. 규제만으로는 부동산 안정화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차기 대통령을 노리는 거대 양당의 대선 후보에게는 대구와 세종이 부동산 시장의 원리를 학습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여·야의 후보 모두 당선 이후 대규모 주택 공급을 내놓겠다고 약속한 건 그나마 다행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각각 250만호 주택을 풀겠다고 했다. 공급의 중심이 공급이냐 민간이냐 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공급보다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춰온 현 정부는 임기 내내 부동산 시장의 상승을 야기했다. 이를 고려하면 각 대선 후보의 공급폭탄은 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현실이 돼야 한다. 막연하게 물량 규모만을 제시할 게 아니라, 실현 가능한 공급대책으로 다듬을 필요가 있다.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많지만, 근본에는 수요와 공급이 있다. 기준금리나 대출규제, 혹은 개발계획 등 변수의 영향은 수요와 공급에 닿는다. 그래서 부동산은 시장이다. 대구와 세종이, 올바른 부동산 정책의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는 까닭이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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