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삼성과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진용을 갖췄다. 차세대 리더를 전진배치 하는 동시에 신사업·신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인재를 중용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그룹은 사상 최대 규모인 203명의 신규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성과와 능력을 인정받은 우수 인재에 대한 발탁 인사를 확대해 신규 임원 3명 중 1명은 40대로 채웠다. 연구개발 부문의 비율은 37%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구체화를 위한 인포테인먼트, ICT, 자율주행 등 주요 핵심 신기술·신사업 분야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차세대 리더도 전진배치했다. 현대차 인포테인먼트개발실장과 전자개발센터장을 맡고 있는 추교웅 전무와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인 임태원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사진/현대차
추 부사장은 미래 핵심 사업인 전자·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반을 주도했고 커넥티드카 대응을 위한 신규 플랫폼 및 통합제거기 개발 등을 이끌고 있다. 임 부사장은 수소연료전지 분야 기술 전문가로 그룹의 미래 선행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현대차는 NHN CTO 출신인 진은숙 부사장을 영입해 ICT혁신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진 부사장은 데이터, 클라우드, IT서비스플랫폼 개발 전문가다.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장과 모셔널 CSO를 맡은 장웅준 상무는 전무가 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인사"라며 "완성차를 비롯한 미래 핵심 사업 분야에서의 글로벌 리더깁 확보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는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로 전환하고 소비자가전과 IT·모바일 부문을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메타버스 등 신성장 분야의 본격적인 시장 개화를 앞두고 세트 기기 간 연결성을 강화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동시에 반도체 분야의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관련 분야 우수 인력에 대한 승진 인사도 했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박종만·백아론·최일환 상무는 각각 IoT, 로봇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빅데이터 전문가다.
로봇 사업회 TF도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향후 수백조원 규모로 커질 로봇시장에 제품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최대 규모인 132명의 신임 상무를 발탁했다. 이 중 62%가 40대다. 신성장 사업 육성 등 미래 준비를 위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R&D, 엔지니어 분야 인재도 중용했다.
LG전자(066570)는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김병훈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고 초거대 AI 등 기술 혁신 성과가 있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상무 승진 3년 만에 전무로 발탁됐다.
SK그룹은 첨단소재와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 신규 성장 분야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이번에 신규 선임된 임원의 70% 가까이가 성장 분야에서 나왔다.
4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투자와 글로벌 M&A를 실행하고 ESG 경영을 추진해 경영시스템 혁신을 주도한 장동현 SK(주) 사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배터리와 소재사업의 성공을 이끈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도 부회장이 됐다.
SK(주)가 첨단소재 투자센터와 디지털 투자센터 내에 테크 담당과 글로벌 담당을 신설하고
SK이노베이션(096770)이 기술·공정 등을 검증하는 분석솔루션센터를 만드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이뤄졌다.
삼성과 LG, SK는 각각 배터리 계열사 최고경영자로 최윤호 사장과 권영수 부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등 무게감 있는 인사를 선임해 힘을 싣는 모습도 보였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1960년대생에서 1970년생으로 주류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젊은 임원을 전진배치하는 경향이 이번 인사에서 조금 더 두드러졌다"며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기 위한 체제 개편도 큰 흐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조직의 다양성 차원에서 외국인과 여성 임원 선임이 늘어난 것도 특징으로 꼽았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