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방송결산)OTT 각축전…덩치 키운 IPTV는 대가분쟁 논란

황금기 맞는 OTT, '오리지널 콘텐츠' 다수 공개…MZ 90% 이상 이용
유료방송 업계는 대가산정 협상 난항…1년 내내 갈등 상황

입력 : 2021-12-28 오전 6:03:58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올해 유료방송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키워드는 단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올해 OTT는 영향력 높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다수 선보이면서 TV를 제치고 '퍼스트 스크린'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유료방송은 침체기를 맞으며 줄어든 재원을 둘러싼 분배 문제로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영향력을 잃지 않고자 몸부림치는 IPTV가 다른 사업자와 충돌하며 정부까지 나선 상황이다. 
 
OTT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진격의 해외 OTT vs. 약진하는 토종 OTT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1 사회동향에 따르면 OTT 이용 비중이 66.3%로 전 국민의 3분의2가 OTT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90% 안팎이 최근 3개월 중 OTT를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넷플릭스의 사용자는 약 910만명으로 OTT 중 가장 많았고, 웨이브(319만명)·티빙(278만명)·U+모바일tv(209만명)·쿠팡플레이(172만명)·왓챠(151만명)·시즌(141만명)가 뒤이었다. 
 
OTT가 주요 동영상 소비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에 진출하는 글로벌 OTT 서비스도 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국에 진출한 디즈니플러스는 약 40만명의 일간활성사용자(DAU)를 확보했다. 애플tv도 SK텔레콤과 제휴해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뒤를 바짝 쫓고 있는 HBO맥스도 이달 말까지 왓챠에 수급하던 콘텐츠를 모두 내리고 본격적인 국내 진출 준비에 나선다. 
 
해외 OTT는 오리지널 시리즈가 가진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의 힘으로 사용자를 끌어모았다. 특히 넷플릭스는 올해 D.P.·오징어게임·지옥 등 화제작을 다수 공개하며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오징어게임 공개 전후로 넷플릭스 트래픽은 37%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토종 OTT도 올해부터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힘을 가장 크게 발휘한 건 티빙이다. 티빙은 올해 '여고추리반'을 시작으로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환승연애'에 이어 '술꾼도시여자들'이 인기를 얻으며 사용자를 끌어올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DAU는 9월 362만명에서 10월 377만명, 11월 396만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이 올해 환승연애가 바이럴 마케팅에 성공한 뒤 술꾼도시여자들을 공개하면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쿠팡플레이도 'SNL코리아'를 선보이며 화제를 얻고 있다. 웨이브도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가 인기를 얻고 있다. 
 
해외 OTT와 토종 OTT 모두 올 한해 투자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이용자를 모을 계획이다. 
 
침체기 맞는 유료방송…IPTV 중심으로 갈등 폭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면 성장 정체기를 맞은 유료방송 업계는 올해 내내 프로그램 대가 산정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광고·PPL 시장이 침체하고 유료방송 가입자가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부족한 재원을 나누다 보니 갈등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케이블TV(SO)·인터넷TV(IPTV)·위성방송 등 플랫폼 사업자와 프로그램을 만드는 콘텐츠 사업자 간의 갈등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는 특히 양측 협상에 진척이 없는 상태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케이블TV의 방송사업매출 기준 점유율은 전년 대비 2.9%p 감소한 31.5%를 기록했으나, IPTV는 케이블TV의 약 2배인 60.0%(전년 대비 3.5%p 증가)를 차지했다. 매출액 측면에서도 IPTV는 전년 대비 12.2% 확대된 3조8566억원을 벌어들였으나, 케이블TV는 3.2% 축소된 2조227억원을 거둬들였다. 이런 가운데 유료방송 업계는 KT의 현대HCN 인수를 마지막으로 인수·합병(M&A)을 마무리했다. 
 
IPTV가 유료방송 플랫폼 중 유일하게 성장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OTT나 라이브 커머스 등 동영상 콘텐츠 산업이 모바일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IPTV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동영상 콘텐츠 산업에서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한 IPTV의 행보가 CJ ENM 등 콘텐츠 사업자나 홈쇼핑 채널 충돌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5월 통신3사(KT(030200)·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032640))로 구성된 한국IPTV방송협회와 CJ ENM은 콘텐츠 사용료 협상 과정에서 서로 과도한 요구를 한다는 성명을 공개하며 날을 세웠다. 한국IPTV방송협회는 CJ ENM이 전년 대비 25%의 콘텐츠 공급 대가 인상을 요구했다며 불공정 행위라고 지적했고, CJ ENM은 국내 플랫폼이 콘텐츠를 헐값에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홈쇼핑 업계에서도 IPTV가 지나치게 높은 송출수수료를 수취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IPTV가 홈쇼핑 채널에 받는 송출수수료는 지난 5년간 연평균 39.3%씩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 업계는 케이블이나 위성사업자의 TV홈쇼핑 송출수수료 수준은 일정하게 유지됐지만, IPTV의 수수료 총액은 급격히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유료방송 대가산정 가이드라인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함께 진행한 방송채널 대가산정 개선 협의회 결과다. 정부는 오늘 29일 대가산정 개선안을 공개할 예정이지만, 실제 대가를 산출하는 '기준지급률'의 경우 한 추가 협의가 필요해 유료방송 업계 갈등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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