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대통령 선거가 불과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들의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보 본인과 가족 문제 관련해 여야 모두 비방전에만 치중하면서 후보 간 정책 대결을 보려면 법정토론회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하면서 후보간 토론을 흥정 대상으로 삼는 후보는 보다보다 처음 본다"며 "토론은 민주주의의 기본 아니겠나. 토론에 조건을 붙이는 것이야말로 스스로 가짜 민주주의자라고 고백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맹비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8일 서울시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토론회를 회피한다는 지적에 "물타기 하려는 정치공세적 토론 제의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야당 후보로선 취하기 어려운 태도"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전날 윤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향해 '대장동 특검'을 수용하면 토론에 나서겠다는 '조건부 토론'을 제시했다. 윤 후보는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도 "과연 민주당 후보가 야당 후보와 국가 비전을 놓고 수도 없이 토론할 그런 입장이 돼 있냐"며 "물타기 하려는 정치공세적 토론 제의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야당 후보로선 취하기 어려운 태도"라고 거듭 '불가' 입장을 내비쳤다.
윤 후보는 지난 26일부터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공약을 발표하며 일자리와 복지, 주식시장 등 관련 정책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후보 간 토론회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고수 중이다. 여야가 상설특검과 별도특검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윤 후보가 '선특검 후토론'을 꺼내들면서 특검 도입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 후보가 이러한 태도를 유지할 시 정책 토론회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내년 2월부터나 가능할 전망이다. 법정 TV토론은 단 3회다.
이에 윤 후보가 이 후보의 약점으로 평가되는 대장동 게이트를 띄우며 국면 전환을 노리는 동시에 토론마저 회피하는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조건부 토론을 들고 나와 요구를 수용해야만 토론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은 국민들이 상식선에서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윤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와 관련한 의혹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가운데 대장동 이슈를 띄워 프레임을 전환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여러 의혹이나 정책에 대한 의문점은 토론을 통해서 해명·공격할 수 있음에도 윤 후보가 토론을 피하려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