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는 1단계 절차를 완료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2일 중국 반독점심사 승인을 받은 후 인텔이 보유한 자산을 양수하는 데 필요한 작업을 마쳤다고 30일 밝혔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가 넘겨받는 자산은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반 데이터 저장 장치(SSD)' 사업과 중국 다롄 팹(Fab) 등이다. SK하이닉스는 총 계약금액 90억달러 중 70억달러를 1차로 인텔에 지급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3월경 남은 20억달러를 2차로 지급하고 낸드플래시 웨이퍼 연구개발(R&D)와 다롄팹 운영 인력을 비롯한 관련 유·무형자산을 이전 받는다. 이 시점을 기해 인수계약은 최종 마무리된다.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사진/ 뉴시스
SK하이닉스는 인텔 SSD 사업을 운영할 미국 신설자회사의 사명을 '솔리다임(Solidigm)'으로 정했다. 솔리다임은 솔리드 스테이트(Solid-State)와 패러다임(Paradigm)의 합성어로, 기술 혁신과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바탕으로 메모리 솔루션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San Jose)에 본사를 둔 솔리다임은 인텔이 운영했던 SSD 사업을 인수해 제품 개발, 생산, 판매를 총괄한다. SK하이닉스 이석희 사장이 이 회사 의장(Executive Chairman)을 겸임해 인수 후 통합 과정을 진두 지휘한다. 최고경영자(CEO)에는 롭 크룩(Rob Crooke) 인텔 부사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솔리다임, 인텔은 인수 계약이 최종 완료될 때까지 긴밀하게 협력해 가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가 그동안 D램에 비해 열세에 있던 낸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다. 낸드 사업 분야 중 SK하이닉스는 모바일 제품에서 강점을 지닌 반면, 솔리다임은 기업용 SSD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사업 중복 없이 서로의 강점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번 인수는 SK하이닉스 낸드 사업이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를 통해 회사는 명실상부 글로벌 일류 기술기업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롭 크룩 솔리다임 신임 CEO는 "새롭게 출발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솔리다임은 메모리 분야의 혁신을 이끌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며 "데이터 산업이 인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