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새해 국내 산업계는 여느 때보다 미래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로봇과 전기차, 수소를 비롯한 친환경 사업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관련 사업을 이끌어갈 인재 발탁과 조직 정비를 통해 채비를 마쳤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삼성과 현대차, SK, LG,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그룹의 신사업 현황과 전략을 중심으로 올 한해의 행보를 조망한다.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가전, 모바일 사업부간 경계를 허물어 새해에도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원팀(One Team)'으로 협업하는 조직문화를 기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리려는 전략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가전, 모바일, TV를 아우르는 '원 삼성' 만들기에 주력한다. 우선 세트 부문을 통합해 출범한 'DX(Device eXperience) 부문'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각종 가전 등 제품과 서비스 간 시너지 극대화가 기대된다.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사진/삼성전자
앞서 삼성전자는 기존 생활가전(CE)과 IT·모바일(IM) 부문을 DX부문으로 통합했다. 삼성의 세트 부서가 통합한 것은 2011년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DMC) 부문 폐지 후 10년 만이다.
D는 세트 부문의 업의 개념을, X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한 '고객 경험 중심'이라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표현했다. 이제 DX 부문은 VD(Visual Display), 생활가전, 의료기기, MX(IM 부문의 변경된 명칭), 네트워크 등의 사업부로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통합 리더십 체제 출범을 계기로 조직간 경계를 뛰어넘는 전사 차원의 시너지 창출과 차별화된 제품·서비스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성장 한계에 다다른 스마트폰 사업의 돌파구 마련과 시장성 확대를 위한 배경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존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이 다소 정체됐다. 삼성전자는 가전에 이어 스마트폰에도 맞춤형 가전인 비스포크 콘셉트를 확대 적용해 가전과 스마트폰의 경계를 허물었다.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3의 색상을 마음대로 지정할 수 있는 비스포크 에디션을 출시한 것이다. 통합 부문 출범으로 앞으로도 가전과 모바일 부문이 시너지를 창출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사업부 통합으로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겸 DX 부문장은 최근 스마트폰, 가전, 대화면 기기 등 모든 제품들에 개인 맞춤형 경험을 확대하겠다는 경영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기기들이 매끄럽게 연동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메시지도 던졌다.
한 부회장은 취임 인사말을 통해 "우리가 만들어갈 새로운 DX부문은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회사여야 한다"며 "원 삼성의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개개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와 서로 연결된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풍요로운 일상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줄 혁신 제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 부회장은 4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 혁신을 위한 기기간 연결성을 강조할 전망이다.
제품간 연결성은 가정용 로봇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가전 사업부 산하의 로봇 태스크포스(TF)를 정식 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사업성을 발굴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로봇사업팀이 신설된 만큼 향후 공격적인 투자가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돌봄 로봇인 '삼성봇 케어'를 공개했다. 2021년 CES에선 집안일을 돕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디'도 선보인 바 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