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지난해 다양한 콘텐츠를 쏟아내며 각 플랫폼이 독점하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서며 가격을 인상하기 시작했다. 서비스 요금이 올라도 매력적인 오리지널 콘텐츠로 사용자 이탈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진/쿠팡
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달 30일부터 자사 OTT 서비스를 포함해 무료 배송 등 혜택을 제공하는 '쿠팡와우' 멤버십 가격을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약 70% 인상했다. 변경된 요금은 신규 회원부터 적용되며, 기존 회원 요금 변경은 추후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티빙과 넷플릭스도 최근 요금을 인상했다. 티빙은 지난 1일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시청 혜택을 종료했다. 월 4900원을 내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고객이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를 시청하려면 최소 3000원부터 최대 9000원까지 추가금을 내고 이용권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단독 서비스 가격은 인상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티빙 가입자 확대에 크게 기여한 네이버플러스 제휴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한국 진출 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요금 인상에 나섰다. 스탠더드 요금제는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 요금제는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올랐다. 각각 12.5%, 17.2% 인상된 가격이다.
각 OTT 서비스 가격. 자료/쿠팡
지난해 하반기 OTT 업계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힘을 확인하며 이용자를 크게 확대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SNL 코리아'로 화제몰이에 성공한 쿠팡플레이는 지난달 구글 안드로이드 기준 일간활성사용자(DAU)를 60만명까지 끌어올렸다. 20만명 수준이었던 지난해 3분기보다 한 분기만에 약 3배 늘었다. '환승연애'·'술꾼도시여자들'을 성공시킨 티빙은 지난 2019년 말 약 70만명 수준이던 유료 가입자가 지난 2020년 말 기준 약 200만명으로 세배 가까이 성장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오징어게임'·'지옥'으로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초 305만명이던 DAU가 같은 달 말 기준 395만명으로 크게 늘기도 했다.
사진/티빙
업계는 OTT 가격 인상은 오리지널 콘텐츠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들이 본격적으로 수익 증대 행보에 나선 것이라 분석했다. 지속적인 콘텐츠 투자가 필요한 업계 특성상 추가 수익 확보는 필수라는 것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의 흐름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어느 정도 팬을 확보한 각 OTT가 수익화에 나선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쿠팡의 경우 떨어진 수익성을 끌어올려 투자 재원뿐만 아니라 주가 회복까지 함께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