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횡령사태' 상장사, 역대급 내부회계관리 감사 우려

상장사, 내부회계 관리제도 '부적절' 의견 속출 전망
책임론 불거진 회계법인, 전체 상장사 감시 강화 전망

입력 : 2022-01-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오스템임플란트(048260) 초유의 횡령 소식에 상장 기업들의 내부 회계관리감사가 역대급 타이트해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상장 기업들은 자체 내부회계 시스템에 부실은 없는지 조사에 들어가는 것을 넘어 외부의 강화된 회계관리의 감사까지도 감당해야 하는 이중고를 떠안게 됐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사의 내부회계 관리 감사제도가 한층 강화되면서 부적절 의견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회계 관리제도를 운영 중인 오스템임플란트가 자체 시스템을 갖췄는데도 불구하고 횡령 사건이 터지면서다. 회사의 내부 시스템을 감사하는 회계법인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으로의 감사망은 더 촘촘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스템임플란트 최근 3분기 감사의견. 사진/오스템임플란트 분기보고서
내부회계 관리제는 기업의 재무제표 작성과 공시 과정 전반을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를 받는 제도다. 신뢰성 있는 회계 정보의 작성과 공시를 위해 회사가 갖추고 지켜야 할 재무보고에 대한 내부통제를 의미한다. 특히 지배기구와 경영진은 물론 그 밖의 다른 직원까지도 포괄한다는 점에서 회사의 내부 직원의 횡령 문제도 포착할 수 있는 장치다.
 
해당 제도는 지난 2020년 자산 2조원 이상 대형 상장사를 대상으로 처음 시행됐다. 작년부터는 자산 5000억원 이상 상장사까지 적용 대상이 확대됐으며 2023년부터는 모든 상장사가 감사 대상이 된다.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내부회계 관리제도를 운영 중이다.
 
문제는 오스템임플란트가 내부회계 관리시스템을 구축했는데도 불구하고 감사제도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면서 제도에 구멍이 난 것. 회계 관련 관계자는 “최근 3분기말 기준으로 회사의 현금성으로 보유하고 있는 예적금만 3200억원 이상이었다”면서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형 횡령이 터졌다는 것은 그만큼 내부통제 시스템이 엉망이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의 직전 감사인이었던 삼덕회계법인은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내부회계 관리제도 설계와 운영 개념체계에 근거해 감사했다”면서 “적정의견을 표명한다”고 언급했다. 당시에도 “재무제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회사 자산의 부적절한 취득, 사용 및 처분을 적시에 예방하고 발견하는데 합리적인 확신을 제공하는 정책과 절차”라는 점을 명시했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의 감사를 담당하는 인덕회계법인도 내부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중대한 취약점에 대해 ‘해당사항 없다’ 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외감법 도입이후로 내부회계 감사가 그동안의 검토에서 감사로 바뀐 상황이다. 여기에 표준감사시간도 현저히 늘어났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지정 감사인이 제대로된 액션을 취하지 못했다면 감사인의 책임론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련 파장은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대형 기업은 물론 중소형 상장사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기업 관계자는 “내부회계 관리제도 감사를 받아야 하는 시점에서 하필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 사건이 터지면서 회계법인의 감사가 촘촘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년부터는 전체 상장 기업이 감사를 받아야 하는 만큼 부적절 의견을 받아 거래정지가 나올 회사가 다수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한 개 기업만 회계상 문제가 발생해도 전체 기업에 파장이 이어진 사례가 있었다"면서 "이번 오스템임플란트 문제로 인해 전체 기업에 강화된 회계관리 감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지 오스템임플란트의 수사망이 완벽하게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상황을 빌미로 회계법인의 감사 요구가 늘어나게 된다면 이것 또한 문제"라면서 "회계감사만으로는 모든 회계부정을 잡아낼 수 없는 만큼 지정 감사인은 회계감사 시스템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12월31일 자사 자금 관리 담당 직원 이모 씨(45)를 업무상 횡령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서울 강서경찰서에 고소했다고 3일 공시했다. 이날 금융감독원(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씨가 횡령한 자금은 1880억 원으로 2020년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약 2047억6058만 원)의 91.81%에 이른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자금 관리 직원이 잔액증명서를 위조하고 회사 자금을 개인 계좌로 빼돌린 것”이라며 “해당 직원 계좌를 동결했으며 적법 절차에 따라 (횡령 자금) 회수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역대급 횡령 소식에 내부회계 관리제도가 한층더 강화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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