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은 6일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은 개헌"이라며 "대선 직후 개헌 논의를 시작해 합의된 부분에 대해서는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권력구조 개편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오는 2024년 총선 때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했다.
박 의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2022년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과 질의응답을 통해 개헌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의장은 "국회가 지난해 여론조사를 했더니 국민의 66%, 헌법학자의 77%가 개헌에 찬성했다"며 "여야 대선후보들은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혀 국민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장은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된 뒤엔 의장실에서 2번 만났고 윤 후보는 예비후보 때 1번, 국민의힘 후보가 돼서는 1번 만났으며,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1번 만났다"면서 "한 명은 개헌에 관해 침묵했지만 한 명은 점진적 개혁에 찬성했다"며 "나머지 한 명은 개헌에 전폭적 찬성했다"고 전했다.
박 의장은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것에 대해선 "0선 대선후보가 등장하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많다"면서 "기성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를 못 받고 있고, 국민은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인해 합리적 지도력보다 강력한 지도력을 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국회를 경험하지 않았다는 건 앞으로 참신함을 줄 것이라는 측면에선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중 한 명이 대통령이 되면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첫 0선 대통령'이 된다.
박 의장은 아울러 "두 사람은 상대 정당이나 언론으로부터 검증을 제대로 받지 않은 분들"이라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현상을 진단하는지, 어떻게 미래를 열어갈 것인지 등에 대해 토론을 통해서 자기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증과 국민선택을 위해서라도 3회로 한정된 법정토론 외의 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후보와 윤 후보가 국회의원 경험이 없기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행정부와 입법부의 유기적 관계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수 있고, 당·정·청 협의 등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보내고 있다. 박 의장은 이에 대해 "(의장실에서 대선후보들을 만났을 때)세 분 모두 한결같이 의회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의회를 3권 분립 원칙에 따라 충분히 존중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6일 박병석 국회의장은 화상회의 방식으로 2022년도 신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박 의장은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으로는 '국민통합', 대전환 시대를 대비할 '미래비전', '공정' 등을 꼽았다. 그는 차기 대통령의 과제에 대해 "성장 일변도에서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성숙한 사회로의 전환이 꼭 필요하다"며 "'시대적 소명, 시대정신을 실천하려면 연대와 협력, 포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의장은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와 균형발전 등에 대해선 "세종의사당은 2027년 완공이 목표인데, 국회로 치면 22대 국회 말이면 세종시 시대를 열 수 있다"며 "최소 11개 상임위가 내려가야 하지 않겠냐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또 "2차 공공기관 이전도 필요한데, 실무에선 검토가 끝난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실행에 옮길 수도 있고, 그 전에 대선 차원에서 공약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