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해 11월 한 달간 시중에서 유통되는 돈의 양이 39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증가액 둔화에도 재난지원금 지급 영향에 시중 통화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오갈 데 없는 뭉칫돈이 예적금으로 몰리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오는 14일에는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어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1년 11월 중 통화 및 유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589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9조4000억원(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 대비로는 12.9% 늘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시장형상품 등 금융상품이 포함된 통화 지표를 뜻한다. 통상적으로 한은은 시중 통화량을 가늠할 때 M1보다 M2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시중 통화량은 지난해 4월 처음으로 3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매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추세다.
작년 11월 통화량은 가계와 기업 모두 증가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1734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7조2000억원(1%) 늘었다.
기업 부문의 통화량은 1058조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4조5000억원(1.4%) 늘며 1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정진우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차장은 "고강도 대출 규제로 주택 관련 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음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주식 등 위험 자산에 투자했던 자금이 예적금으로 몰리고 있다"며 "11월 개인들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에 비해 예탁금은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는데, 이 돈이 금융채나 예적금 등에 흘러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지급한 재난지원금 자금 등도 금융채나 정기예적금 등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타 금융기관의 통화량은 19조4000억원 늘어난 600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린데 따른 것이다.
상품별로는 정기예적금이 13조9000억원 증가했다. 또 금융채는 6조1000억원, 수익증권은 5조3000억원 각각 늘었다.
단기자금 지표인 M1은 1350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1000억원(0.4%) 늘어 M2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1년 11월 중 통화 및 유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589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9조4000억원(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한 은행 관계자가 원화를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