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해 3분기 가계 여유자금이 1년 전 대비 5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난지원금 등 여파로 가계 소득이 소폭 증가했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 등이 이어지면서, 가계가 적합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 특히 가계자산 중 주식 비중이 줄고 예금 비중은 증가했다.
6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1년 3분기 자금순환(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35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29조8000억원)보다 5조1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순자금운용은 예금, 보험, 주식투자 등을 통해 운용하는 '운용자금'에서 은행 등에서 빌린 '조달자금'을 뺀 여유자금을 뜻한다.
한은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등 여파로 가계 소득은 늘었지만 저금리 기조 지속에 부동산마저 규제에 막히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가계 여유자금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자금운용 규모는 84조2000억원으로 1년 전(83조1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작년 3분기 저축성 예금은 전기 대비 19조7000억원 증가해 전 분기(16조9000억원)에 비해 증가세가 확대됐고, 거주자발행 주식 및 출자지분은 26조1000억원 늘어 2분기(29조2000억원)보다 축소됐다.
이에 따른 전체 가계 금융자산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분기 40.5%에서 3분기 40.7%로 소폭 늘어났다. 다만 같은 기간 주식 비중은 21.6%에서 21%로 다소 줄었다.
3분기 자금조달액은 49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3조3000억원) 대비 감소했다. 금융기관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자금조달 규모가 축소된 결과다. 전기보다 금융기관 대출은 3분기 48조5000억원 증가해 1년 전(52조6000억원)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둔화됐다.
일반정부의 경우 작년 10조6000억원의 순조달을 나타냈지만 올해 2분기에는 5조4000억원으로 오름폭이 감소했다. 전년 동기보다 자금운용이(32조4000억원→35조1000억원)보다 자금조달(21조8000억원→29조7000억원)이 더 크게 증가하며 순자금운용이 줄었다.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에 따른 재정지출 등이 영향을 미쳤다.
비금융법인기업의 순조달 규모는 지난 2020년 3분기 -16억1000억원에서 작년 3분기 -23조4000억원으로 낙폭이 확대됐다.
국내 부문 전체 순자금운용 규모는 2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1조1000억원)보다 6조1000억원 줄었다.
모든 경제 부문이 보유한 금융자산의 합계 총금융자산 규모는 2경2605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473조2000억원 늘어났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비중은 23.2%로 전 분기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19배로 전분기(2.22배)보다 소폭 하락했다.
6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1년 3분기 자금순환(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35조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한 은행 관계자가 원화를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