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백화점 명품 브랜드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주요 명품 브랜드가 연초부터 가격 줄인상에 나서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1200원을 넘어선 가운데 원자재 가격과 물류 등을 이유로 추가 가격 인상 전망도 나오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지난해 9월에 이어 최근 일부 제품 가격을 11~16% 인상했다. 샤넬의 코코핸들 스몰 사이즈가 560만원에서 619만원으로 10.5% 인상됐으며, 미디움 사이즈는 610만원에서 677만원으로 11% 올랐다. 코코핸들은 타임리스 클래식 플랩백 블랙과 함께 1년에 1점씩으로 구매가 제한된 제품이다.
비즈니스 어피니티 스몰 사이즈는 494만원에서 576만원으로 82만원 인상됐으며, 미디움 사이즈는 522만원에서 605만원으로 83만원(16%) 가격이 올랐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제작비와 원재료 변화 및 환율 변동 등을 고려해 가격을 정기적으로 조정한다"며 "이번 조정은 샤넬의 조화로운 가격 정책에 따라진행되며, 샤넬 브랜드가 운영되는 모든 마켓 간 현저한 가격차이를 제한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도 오는 18일부터 제품 가격을 최소 10% 이상 올린다. 인상 품목에는 인기 제품인 레이백도 포함된다. 고야드도 이달 중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명품 업체들은 매년 초 연례행사처럼 가격을 인상한 뒤에도 연간 가격을 여러 번씩 올려 '배짱 영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가격 인상 주기가 빈번하고 인상 이유 역시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샤넬과 프라다는 지난해에만 각각 4차례, 6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샤넬뿐 아니라 다른 명품 브랜드의 가격도 인상됐다. 에르메스코리아는 최근 주요 제품 가격을 3~10%까지 인상했다. '입문백'으로 유명한 가든파티36은 482만원에서 498만원으로, 린디26은981만원에서 1023만원으로 4.2% 인상됐다. ‘집시에르28’은 1103만원에서 1129만원으로 2.3%, ‘피코탄22’는 385만원에서 411만원으로 6.7% 올랐다.
스위스 명품 롤렉스는 지난 1일부터 주요 시계 품목 가격을 8~16% 올렸다. 예물시계로 인기 있는 데이저스트 36㎜ 오이스터스틸과 옐로우 골드 모델은 1421만원에서 1532만원이 됐다.
벨기에 명품 브랜드 델보는 12일부터 가격을 7~16% 인상했다. ‘브리앙 미니’ 가격은 710만원에서 765만원으로, ‘팽 미니’ 가격은 277만원에서 323만원으로 올랐다.
가격 인상에도 명품 수요는 증가 추세다. 지난해 12월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명품시장은 약 16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5% 성장해 세계 7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여행 정상화 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명품 브랜드는 올해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명품이 생기면서 '득템'(아이템을 획득함)'시 과시뿐 아니라 소유했다는 만족감이 더 커지고 있다"면서 "리셀 시장이 성장하면서 투자의 가능성도 있어 수요가 집중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