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을 심리하는 재판부에 기피 신청을 했다.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 등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활한 증인신문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 김상연 장용범)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교수 사건 속행 공판에서 "재판부가 피고인에 대한 편파적 결론을 내고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에 재판부는 “기피 신청이 유감스럽다”며 “기피 신청에 대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재판을 중단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동양대 강사휴게실 PC와 조 전 장관 자택 서재 PC 등을 모두 증거로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제3자가 피의자의 정보 저장매체를 영장에 의하지 않고 임의 제출한 경우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하거나 압수한 전자정보목록을 교부하는 등의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에 따른 것이다.
즉, 제3자인 동양대 조교와 자산관리인 김경록 PB로부터 동양대 PC 하드디스크가 임의제출 됐지만, 이는 실질적 피압수자인 조 전 장관 부부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은 채 이뤄져 적법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에 검찰은 “재판부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를 오해하고 있다”며 “천 번 양보해 대법 판결이 재판부 결정과 같은 취지라면 (최근 상고 기각 판결) 조 전 장관 동생의 위법 수집 증거에 대한 직권 심리나 파기환송이 있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또한 “국정농단 사건에서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이 두고 간 태블릿을 제3자인 기자가 가져가 검찰에 임의 제출했지만, 대법원이 임의제출의 적법성을 인정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에 대한 유죄를 확정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찰의 이 같은 이의 신청을 기각하며 해당 PC 등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증인신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검찰은 재판부 기피를 신청했고, 오후 예정된 김경록 PB 등 증인 신문 절차도 다음 기일로 미뤄지게 됐다. 이로써 재판은 파행됐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020년 12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