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이 14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미국을 향해 "더욱 강력하게 반응하겠다"며 경고 담화를 발표한 지 8시간 만이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11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3일 만이자, 올해 들어 세 번째 무력시위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즉각 "강한 유감"을 재차 표명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군은 오늘 14시41분경과 14시52분경 북한 평안북도 의주 일대에서 동북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의 발사체를 탐지했다"며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 비행거리는 약 430㎞, 고도는 약 36㎞로 탐지했으며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하여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올해 들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 5일과 11일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대북 추가제재 추진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분석이 짙다.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낸 담화에서 최근 미사일 발사로 인한 미국의 대북 제재 확대를 지적하면서 "기어코 이런 식의 대결적 자세를 취해 나간다면 우리는 더 강력하고도 분명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도 이날 오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점을 고려해 미국의 대북 제재에 대한 반발로 해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시간상으로 볼 때 북한의 담화 이후 빈말을 하지 않겠다는 의도 속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아니겠느냐 생각한다"며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제재에 대한 맞대응 차원도 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미사일 주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북한이 주로 새벽이나 아침 이른 시각에 신형무기를 시험발사해온 점에 비춰볼 때 오늘 오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예정된 일정표에 따른 것이 아니라 미국의 대북 단독제재에 대한 반발을 보여주기 위해 갑자기 결정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추가적인 대북 강경 대응이 없다면 북한도 2월4일 개막되는 베이징 올림픽에 찬물을 끼얹지 않기 위해 당분간 추가적인 미사일 시험발사를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지난 11일에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재차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연속된 미사일 발사가 지금과 같은 중요한 시기에 한반도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북한이 조속히 대화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하고, 유관국들과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NSC 상임위원회 회의 결과를 보고 받고 "내일 해외 순방과 관련하여 국가안보실장은 국내에 남아 북한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유관 부처와 협력하여 잘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