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쩐의 전쟁'이 올해는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범유행)으로 OTT 시장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시장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구독자를 추가 유치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매력적인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2~4분기 사이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에서 구독자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글로벌 OTT뿐만 아니라 이들과 경쟁하는 토종 OTT까지 콘텐츠 투자비용을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나탄손은 "이 흐름은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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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상위 8개 미디어 그룹은 올해 최소 1150억달러(한화 약 137조원)를 OTT 콘텐츠에 투자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디즈니는 올해 자사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 콘텐츠 투자 비용은 330억달러(한화 약 39조원)로 전년 대비 35~40%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 비용은 지난 2021년보다 25% 증가한 170억달러(한화 약 20조원)가 될 전망이다. HBO맥스를 운영하는 워너미디어, 아마존프라임의 아마존 등 대부분의 미디어 회사가 OTT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부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리지널 콘텐츠로 성공의 맛을 본 토종 OTT도 투자를 늘려나갈 전망이다. 웨이브는 오는 2025년까지 1조원을, KT 시즌은 2023년까지 4000억원을 투입한다. 웨이브는 지난해 2000억원이 넘는 콘텐츠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처음 자체 제작 콘텐츠를 선보인 왓챠도 지난해보다 약 3배 늘어난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쿠팡플레이는 지난해에만 1000억원을 투입했다. 쿠팡의 오리지널 콘텐츠인 'SNL 코리아' 제작에만 120억원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보여주는 곳은 티빙을 품고 있는 CJ ENM이다. CJ ENM은 오는 2025년까지 티빙을 포함한 콘텐츠 제작에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매년 약 1조원을 콘텐츠 제작 및 수급에 사용하는 셈이다. 이는 CJ ENM의 기존 콘텐츠 투자금액보다 약 3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강호성 CJ ENM 대표는 지난해 열린 비전 스트리밍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투자를 증가시켰다"며 "콘텐츠 투자에 대한 성장률을 앞으로 5년에 대입시켜보면 이 금액(5년간 5조원)이 나온다"고 설명한 바 있다. CJ ENM은 지난해에만 8000억원을 콘텐츠 투자에 사용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