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삼성, 반도체 1위 탈환…인텔 어쩌다 '0.5% 성장' 굴욕(종합)

삼성, 지난해 반도체 매출 760달러 32% 증가
인텔, 기술개발·신제품 출시 지연 발목

입력 : 2022-01-20 오전 10:56:14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 반도체 회사로 등극했다. 삼성전자가 전년보다 30% 이상 성장한 것과 달리 인텔은 성장률이 0.5%에 그치는 굴욕을 맛봤다. 늦어지는 공정기술 개발과 신제품 출시 탓에 시장 주도권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20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은 759억5000만달러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 1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또 다른 국내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000660)는 40.5% 오른 363억2600만달러로 전년과 동일한 3위에 올랐다. 시장점유율 6.2%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 반도체 회사로 등극했다. 사진/뉴시스
 
그래직 제작=뉴스토마토
 
반면 2020년 1위였던 인텔은 731억달러를 기록하며 2위로 하락했다. 현재 1, 2위의 매출액 차이는 28억5000만달러로 근소하지만, 삼성전자는 2020년 인텔과의 매출액 차이 150억3000만달러를 뛰어넘어 시장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13%, 인텔 12.5%로 0.5% 차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양사의 성장률이다.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31.6% 성장했으나, 인텔은 0.5%에 불과했다. 이는 가트너가 발표한 '2021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톱 10'에서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인텔은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가 쉽게 격차를 좁히기 어려울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다. 전성기인 1990년대에는 매년 3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었다. 
 
특히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며 높은 마진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삼성전자는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급성장한 반면 인텔은 AMD 등 경쟁사에 점유율을 내주면서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AMD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은 무려 64.6% 증가한 158억9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위도 전년 14위에서 10위로 뛰어올랐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심지어 인텔은 당초 지난해 예정이었던 서버용 CPU 신제품 사파이어래피즈의 출시시기를 올해로 미루는 등 일정 연기와 기술 지연이 잦았다. 이렇다 보니 앞서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매출 1위에 오를 것을 예고하며 "혁신의 속도와 비용은 한 번 뒤처지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는 길이 너무나도 어렵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AMD가 CPU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와중에 인텔은 신제품 출시 일정마저 늦췄다"며 "CPU 시장에서의 부진이 성장률과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25.1% 오른 5834억7700만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맞은 덕분이다. 가트너는 지난해 세계 경제가 반등하면서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물류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반도체 평균 가격 상승을 이끈 점도 전체 반도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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