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앞두고 임직원들의 우리 사주 '잭팟'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상장 첫 날 '따상(공모가 대비 2배의 시가 형성 후 상한가로 거래 마감)'에 성공한다면 1인당 최대 11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쥘 수 있어서다. 지난해 공모가 대비 5배 이상 급등한 SK바이오팜의 선례처럼 퇴사자들이 속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임직원들은 배정됐던 우리사주 850만주 중 35만주를 제외한 약 815만주를 구입했다. 공모가가 30만원으로 결정되면서 우리사주 배정주식 총액은 2조4463억원까지 늘어났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 생산라인.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임직원 수는 작년 9월 기준 총 9123명이다. 근속연수와 직급 등에 따라 1인당 600주에서 1400주를 배정받았다. 지난해 입사한 신입사원은 628주, 입사 15년차는 1000주 안팎, 20년차는 1400주를 각각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가 기준 600주는 1억8000만원이다. 1400주의 경우 4억2000만원에 달한다. 상장 당일 따상에 성공한다면 1주당 78만원으로 600주의 가치는 총 4억6800만원까지 치솟는다. 수익만 놓고보면 2억8800만원에 달한다. 1400주를 보유했다면 10억92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수익은 6억7200만원이다. 보유주식의 가치가 약 11억원까지 치솟게 되는 셈이다.
다만 우리사주는 보호예수 기간인 1년 동안 처분할 수 없다. 예외적으로 퇴직을 하거나, 7급 이상의 산업재해 장해 발생 또는 상장폐지 등의 경우 1년이 지나기 전에 팔 수 있다. 따라서 상장 후 주가 급등 시 이익 실현을 위한 줄퇴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SK바이오팜은 2020년 7월 2일 공모가 4만9000원에 상장해 첫날 공모가 두 배 가격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했다. 당시 우리사주로 받을 수 있는 평가차익은 20억원대에 달했으며 전체 임직원의 10% 안팎이 상장 직후 퇴사한 바 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구선정 디자이너
시총액도 단숨에 무난히 빅3 안에 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시총 100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NH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각각 43만원, 52만원으로 내다봤다. 목표 시총은 101조원, 122조원을 제시했다. 상장과 동시에 삼성전자(455조원) 보다는 적지만 SK하이닉스(92조원) 보다는 많은 국내 시총 2위 기업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제한적인 유통물량, 순수 배터리업체의 프리미엄, 증설에 대한 기대감 등이 주가에 빠르게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11~12일 실시한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경쟁률 2023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고 경쟁률이다. 전체 주문 규모는 1경5203조원이다. 1조원의 1만배인 경 단위 주문 규모가 모인 것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이 최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