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내 철강업계 1~2위인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이 지난해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며 펄펄 끓었다. 중국의 조강 생산량 감축으로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경기 회복으로 수요는 늘면서 주요 제품들의 가격이 껑충 뛴 덕이다. 철강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판삼아 친환경 강재와 수소, 2차전지 소재와 같은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최근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포스코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 76조3323억원, 영업이익 9조23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각각 32.1%, 284.4%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매출액 22조8499억원, 영업이익 2조44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6.8%, 3251.3% 급증한 성적이다. 당기순이익은 1조505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그래픽/최원식 디자이너
국내 철강사들이 이처럼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낸 건 올해 자동차 강판과 조선용 후판과 같은 주요 제품들의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해 자동차강판 가격을 상반기에 톤당 5만원, 하반기에 톤당 12만원 총 톤당 17만원 인상했다. 조선용 후판의 경우 상반기와 하반기 두 번에 걸쳐 톤당 50만원 올렸다. 이밖에 철강 기초 제품인 열연강판도 톤당 57만원가량 올랐다. 자동차 강판과 조선용 후판의 경우 해당 업계 경기가 좋지 않아 수년간 가격이 동결된 바 있다.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었던 건 상반기에 철광석값이 뛰고 하반기엔 석탄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으로 철강 수요가 꾸준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가운데 세계 1위 철강 생산국 중국이 감산에 나서면서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자 가격은 더욱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올해 철강 시장 상황도 나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성적을 경신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철강사들은 막대한 실적을 기반으로 미래 사업 발굴에 더욱 힘쓴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의 경우 지난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지주사 전환을 결정하고 신사업에 더욱 총력을 기울인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철강을 넘어 2차전지 소재, 수소, AI 등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에는 신사업 연구와 개발을 담당할 미래기술연구원도 발족하고 외부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친환경 철강 소재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용 초고강도 강판인 '1.5 기가파스칼(GPa) 마르텐사이트(MS·Martensitic) 강판'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강판은 기존에 개발된 동일 규격 강판 대비 평탄도와 내균열성을 대폭 개선한 제품이다.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의 경우 경량화와 충돌 내구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데, 1.5GPa MS 강판이 여기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수소전기자동차 연료전지에 적용하는 부품인 금속분리판 생산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19년 당진에 신규 금속분리판 1공장을 완공하면서 1만6000톤 수준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한 데 이어 2공장 투자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2022년 3만9000대 수준으로 생산량을 늘린다는 목표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