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대장동 개발·로비 특혜 의혹 관련 이른바 '50억 클럽' 멤버로 지목된 곽상도 전 의원이 4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12월 검찰의 곽 전 의원에 대한 첫 구속영장을 기각한지 두 달여 만이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준 대가로 아들을 화천대유에 취업시키고, 이후 아들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특경가법상 알선수재)를 받는다. 곽 전 의원 아들은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6년여간 대리직급으로 근무한 뒤 지난해 3월 퇴사해 50억원(세금 제외 실수령액 25억원)에 달하는 퇴직금 명목의 돈을 수령했다.
검찰은 화천대유 참여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부탁을 받고 하나금융 측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검찰은 두달간 보강수사를 벌였다. 2015년 대장동 민간 사업자로 선정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의 경쟁사였던 산업은행 컨소시엄에 자회사를 참여시킨 A건설사 임원과 곽 전 의원 측 부탁을 받은 인물로 지목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같은 보강수사를 통해 검찰은 곽 전 의원이 2016년 4월 제20대 총선 당시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구속 기소)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서에 알선수재 혐의 외에 특가법 위반(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지난달 24일에는 곽 전 의원을 한 차례 더 불러 조사한 뒤 다음 날 곧바로 영장을 재청구했다.
이날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검찰은 '50억원 클럽' 명단 인물 중 처음으로 신병확보에 성공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5인방’ 기소 이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던 대장동 로비 의혹 수사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장동 개발 특혜로 아들을 통해 5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