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쏟아지는 대내외 리스크로 한국경제호의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공급망 차질 장기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움직임, 미·중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에 이어 산유국 리스크까지 대외 충격파로 인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한꺼번에 덮치는 위기)' 우려가 ‘완전한 경제의 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2년은 위기 극복을 끝내고 정상화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새해 임인년을 맞아 <뉴스토마토>가 국책연구원장들의 통찰력 있는 진단과 고견을 들어보는 신년인터뷰 ‘국책연구원장에게 듣는다’ 3탄 시리즈를 마련했다. 두 번째 순서(상·하편)로 공급망 문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인상 등 주요 리스크 해법에 대해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KIEP) 원장의 제언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내달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조기 종료가 올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시계가 가시화되면서 각국의 통화 정책도 긴축적 기조로 선회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선진국 중 우리나라는 거시적 측면에서 대외 부문의 안정성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7일 <뉴스토마토>와의 비대면 인터뷰에서 "외환보유고가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4692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4년 순대외채권국으로 돌아선 이후 내국인의 대외 금융자산이 꾸준히 늘어 2018년 말부터는 외환보유고를 제외하고도 대외자산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작년 말 미국과의 한시적 통화 스왑을 종료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설화에 대한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이를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는 연준의 상설 '레포 거래(FIMA Repo Facility)'를 필요 시 이용하기로 합의했다"며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해 단기적으로 달러를 안정적 금리로 조달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한 것은 대외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반년 사이 한국은행의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글로벌 긴축적 기조 선회에 따른 사전 조치는 물론, 자산 시장 과열로 발생한 금융불균형 완화를 중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취지에서 시행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김흥종 원장은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와 비교해 보면, 선진국들 중에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린 편"이라며 "이는 한은이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서 촉발될 수 있는 자본 유출을 완화시키는 효과도 고려했겠지만,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 시장 과열과 관련된 가계 부채 증가에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발 충격이 우려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 사정과 관련해서는 ‘회복 국면’을 예고했다.
김 원장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심리적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잘 대처해 왔다"며 "올해 통화 정책의 정상화 과정에 있어 해외 부문에서의 교란 요인 발생 가능성이 크지만,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점진적으로 통화 정책을 정상화하면서 경제의 회복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적극적인 대외협력정책을 사용하며 국내 부문에서 부채 관리를 잘해 나가면 올해 큰 충격 없이 순조로운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흥종 KIEP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석·박사, 영국 옥스퍼드대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2001년 대외연에 입사한 후 19년간 국제 통상 전략과 글로벌 경제 문제를 다뤄온 대외경제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다. 김흥종 원장은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6월 KIEP 원장에 자리했다. 지난해에는 유럽연합(EU) 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7일 <뉴스토마토>와의 비대면 인터뷰에서 선진국 중 우리나라는 거시적 측면에서 대외 부문의 안정성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진/KIEP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