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대중음악 공연계가 힘든 상황을 맞고 있지만, 크라잉넛 한경록이 주도하는 ‘경록절’이 온라인으로 관객들과 만납니다.
‘경록절’은 크리스마스 이브, 할로윈과 더불어 홍대 3대 명절이라고도 불리는 홍대의 연례 행사입니다. 크라잉넛 한경록의 생일파티로 시작해 음악 페스티벌로 자리잡은지 오래입니다.
지난해에는 18시간에 걸쳐 국내외 총 83팀이 출연하는 대형 온라인 페스티벌로 성황을 이뤘습니다. 산울림 김창완, 영국의 전설적 펑크록 밴드 섹스피스톨스 원년 멤버 글렌 매트록 등이 출연했습니다.
주최 측인 캡틴락컴퍼니에 따르면 올해는 더 큐모를 키워 2월9~11일 3일간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 100여팀 이상이 출연할 예정입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문화 공간 ‘제비다방’에서 크라잉넛 한경록을 만나봤습니다.
-작년 온라인 경록절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대중음악 신에 새로운 분기점을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끝나고 어떤 것들을 느꼈습니까.
어쩔 수 없는 상황(코로나19) 때문에 작년부터 경록절을 안할까 하다가 온라인으로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경록절마저 안하면 코로나에 지는 느낌도 있는 것 같고 해서 해보자 했어요. 준비를 하다보니까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결국에는 언택트 시대로 미래가 앞당겨진 것도 같다는 생각도 했고요. 작년 온라인으로 해보니까 팬들과 아티스트와의 만남이 거리 개념이 없어지고, 국경도 없어지고, 중간 유통이 없이 직접적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다는 점을 느꼈어요.
-작년 83팀 18시간 치뤄진 온라인 페스티벌에 이어 올해는 3일간 100여팀 이상이 출연합니다. 어떻게 하다가 3일의 장기 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됐나요.
경록절 시작은 인디 뮤지션 동료들과 어울려 노는 페스티벌이었는데, 지금 만날 순 없지만 동료들에게 좋은 온라인 무대를 제공하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까 많은 팀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서 3일의 온라인 대장정을 준비하게 됐어요. 저는 경록절이 음악계 선배님과 후배님 그리고 동료들, 그리고 인디 뮤지션 뿐 아니라 힙합 국악 트로트 댄스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어우러질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해요. 섭외를 부탁드렸던 선배님들도 계시고 지원도 받은 뮤지션도 있는데, 제가 평가하거나 하려는 것은 아니고 좋은 뮤지션들을 소개시켜드리고 싶어서 다양하게 준비를 해봤습니다.
-작년부터 경록절은 홍대의 사라져 가는 공연장들도 조명해오고 있습니다. 단순 행사의 개념을 넘어 음악과 홍대라는 문화를 돌아보는 시도가 돋보이는 기획입니다.
코로나 전에도 어느 순간부터 기업들이 들어오고 라이브 클럽이 변방으로 밀려나게 됐죠.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도 있고 조그만 클럽을 운영하면서, 소규모 관객이 공연을 즐기러오는데, 유지가 안되니까 변방으로 밀려나는 상황인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시국까지 왔으니, 대한민국 대중문화와 인디음악에 대해서 좋은 시선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음악 같은 유희는 조금 쉬어도 되지 않아 라는 시선은 있었던 것 같아요. 클래식이나 뮤지컬에 비하면 홍대 라이브클럽들은 문을 실제로 많이 닫게 되더라고요. 정말 안타깝죠. 클럽들이 문을 닫으면 뮤지션들이 설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든다는 의미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조금이라도 인디 음악과 문화, 라이브클럽에 대한 이미지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이 문화가 얼마나 건전한지를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시청자들이 어떤 점에 주안을 두고 보면 좋을까요.
2022년 경록절 제목이 쾌락 명절이에요. 왜 쾌락 명절이었냐 하면, 경록절에는 행복했으면 좋겠거든요. 어떻게 보면 요즘 답답하고 우울한데, 이 날 만큼은 음악이라는 최고의 쾌락을 즐기면서 힐링의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경록절 쾌락 명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