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공식 등판이 임박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공무원 사적 심부름 등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윤 후보와 김건희씨가 이들의 위기를 틈타 청와대 제2부속실 폐지 등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앞서 지난 8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김건희씨 행보와 관련한 질문에 "아직은 계획이 없다"면서도 "(후보)등록하고 나거나 이러면 한 번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후보 등록일은 오는 13~14일로, 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국민의힘은 이 기간에는 김씨가 그간의 칩거를 끝내고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고 보고 그간 물밑 준비를 해왔다. 프로필 사진을 새로 촬영하는가 하면 포털 사이트에 인물 프로필도 등록했다. 논란이 됐던 학력과 수상내역 등의 이력도 수정했다. 이미 김씨 관련해서는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이 전담 마크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공개 일정과 관련해 대선 후보 공식 등록 이후로 본다고 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7월 신임 검찰총장 시절의 윤 후보와 부인 김씨가 임명장 수여식에서 대기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그동안 김씨의 출전 시기와 방법 등을 놓고 다양한 전망이 쏟아졌다. 다만 김씨가 허위이력 논란에 휩싸이면서 윤 후보의 '공정' 가치에 큰 상처를 안긴 데 이어, 이른바 '7시간 통화' 녹취록 공개와 함께 무속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칩거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두려운 곤경에서 배우자 불똥이 예상치 못한 김혜경씨로 튀자, 자신에게 집중됐던 비판 시선의 분산으로 김씨의 부담감도 한결 덜해졌다는 평가다.
그간 김혜경씨는 왕성한 대외활동을 이어가며 남편인 이재명 후보의 선거운동을 적극 도왔다. 자연스레, 각종 의혹 속에 칩거 중인 김건희씨와 대조되는 효과도 연출됐다. 하지만 이제는 동병상련의 처지가 됐다. 김혜경씨는 예정됐던 일정들을 모두 취소한 채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입장이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민주당은 의혹 제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김씨의 추가사과 검토에 착수했다. 당 선대위 사령탑에 오른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초 부인 김씨의 행보 관련해 "정치적 운동에 동참하기보다 조용히 할 일을, 봉사활동 등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직접적인 선거운동보다는 전문분야에 국한된 최소한의 대외활동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문화공연예술 등의 분야와 함께 다문화가정 등에 대한 봉사활동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후보 등록 이후에도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으면 또 다른 논란의 소지를 줄 여지가 있다"며 "기존의 후보 배우자들이 하던 헌신적인 봉사활동 형태보다 젊은 예술가들과 어울리며 소통하고 체험하는 모습을 보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경주이씨 종친회를 방문해 설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민주당 선대위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