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초아이스링크장 근처에 마련된 유세 연단에 올라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경기·서울=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하며 정권심판론에 매진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슬로건인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대통령'에 대해서는 스스로 만든 위기라며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도 이틀째 서울을 돌며 윤 후보에게 맞불을 놨다.
윤 후보는 17일 경기 안성·용인·성남, 서울 송파·서초·종로를 돌며 수도권 집중유세에 나섰다. 그는 지역 공약보다는 민주당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정권심판'에 집중하며 적임자인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검사 이미지를 내세워 현 정부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송파 유세에서 "제가 26년간 국민에게 고통과 피해를 준 부정부패와 싸워온 검사"라며 "그런데 제가 이 자리에 왜 섰겠나. 제가 이 자리에 서 있는 자체가 민주당의 파산선고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희 서초갑 후보가 17일 서초아이스링크장 근처에 마련된 유세연단에서 윤석열 후보의 팔짱을 끼며 친근감을 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재명 후보를 향한 날선 발언도 이어갔다. 윤 후보는 "저기 보니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이 있다. 이 위기를 누가 만들었나.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위기, 처벌 받아야 할 개인적 위기를 검찰을 눌러 잘도 빠져나갔다"며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라 하는데, 이 정부에서 수천억씩 특혜 받은 사람이 볼 때는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맞을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김만배씨 등 화천대유 일당에게 천문학적 개발 특혜를 줬다는 대장동 의혹을 꺼내든 것이다.
앞서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유세에서는 "도시 개발한다 해놓고 3억5000만원 넣은 사람이 8500억원 받아 가게 하는 것, 대한민국을 떠나 지구상에서 본 적이 없다. 이런 것을 아주 과감하게 해놓고 5000억원을 환수했다고 하는데, 도시개발에서 기반시설을 만든 것을 환수했다고 하냐"며 "100만 성남시를 이렇게 운영했는데 5000만 대한민국을 운영하면 나라 꼬라지가 어떻게 되겠냐"고 성토했다.
17일 서초아이스링크장 인근에 마련된 윤석열 후보 유세현장에 시민들이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그림이 그려진 분홍 풍선을 들고 윤 후보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윤 후보는 서초 유세에서는 "철 지난 좌익혁명 이론에 빠진 사람들이 민주당을 장악해 과거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때 배우고 자란 상식과 애국심을 갖춘 민주당 정치인들이 기를 못 펴고 있다"며 "이 나라가 잘 되려면 국민의힘만으로는 안 된다. 민주당도 제대로 서야 한다. 국민 여러분께서 선거 때마다 여러차례 우리 국민의힘을 심판했듯이 더 늦추지 말고 민주당을 심판해 주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유세 현장에는 지지자들이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 목도리나 외투를 입고 윤 후보를 기다렸다. 특히 윤 후보의 자택이 있는 서초구 유세현장에서는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 그림이 그려진 분홍 풍선을 들고 기다리는 이들도 있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초갑 재보궐선거 후보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이 지원유세에 나섰고, 윤 후보 연설이 끝난 뒤에는 함께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는 등 역동적 이미지 연출에도 신경을 썼다.
경기·서울=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