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수연기자]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을 '트로이목마'에 비유하며 시장성이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종편ㆍ보도채널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일정 가이드라인을 만족하는 모든 사업자가 종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은 7일 기자들과 만나 "종편은 위험을 숨기고 있는 트로이목마나 다름없는 데 사업자들이 오히려 나서서 서로 하겠다고 뛰어들고 있다"며 "공무원들도 종편이 시장성이 없음을 뻔히 알고 있는데도 무슨 이유에선지 의도적으로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종편에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신문 등 5개, 보도채널에는 이토마토,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서울신문STV , CBS, 머니투데이등 6개 등 총 11개 사업자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양 위원은 종편·보도채널이 성공할 수 없다는 주장과 관련해 'KBS 수신료 인상 실패', '지상파 방송의 중간광고 도입', '멀티모드서비스(MMS) 도입' 등 세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먼저 양 위원은 종편에 광고 물량을 몰아주기 위한 KBS 수신료 인상이 결국 실패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양 위원은 "KBS 수신료 인상이 가능할 것 같냐"며 "KBS가 1000억원 가량 흑자를 내고 있는 마당에 국민적으로 민감한 이슈인 수신료 인상은 여당에 부담이 돼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KBS 수신료 인상 대신 풀려 나온 광고 물량 중 최대 700억원 가량이 종편으로 전환 될 것이라는 예비사업자들의 꿈은 깨질 것이라는 게 양 위원의 주장이다.
또 양 위원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디지털전환 재원 마련을 위해 중간광고 도입을 추진 할 것"이라며 "중간광고 재원은 결국 유료방송의 몫을 빼앗을 것이어서 종편과 보도채널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상파 방송의 멀티모드서비스(MMS) 도입이 종편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위원은 "MMS로 한 채널당 비디오가 3개씩 확장되면 현재 지상파 6개가 18개가 된다"며 "지상파와의 싸움은 결국 6 대 1이 아니라 18 대 1이나 OBS를 빼도 15 대 1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위원은 이어 "방통위 2기에 들어서면 결국 지상파 방송의 중간광고 도입과 MMS가 허용될텐데 이런 상황에서 종편이 과연 시장성이 있을 지 의문"이라며 "특히 이 정부가 끝나면 여당이 권력을 재창출한다 해도 종편에 주워졌던 특혜를 거둬들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종합편성채널 도입을 위한 절차 진행과 관련해 양 위원은 "헌법재판소 평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진행을 미뤄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양 위원은 "최소한 절차적 민주주의는 지켜져야 한다"며 "민주당이 부작위 소송에서 승리하든 패하든 헌재 결과에 따라 일정을 진행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음 주 중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채널 선정을 위한 기본계획 최종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해 상임위원간 격론이 예상된다.
양 위원은 또 "일정 기준을 만족하는 모든 사업자가 종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준칙주의를 내세웠다.
양 위원은 "만약 종편을 조중동에 줬을 때 결국 보수언론을 위해 이처럼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시간을 허비한 것이냐는 국민적 비난을 정부가 피할 수 없다"며 "그러나 정책을 펴는 입장에서 그보다는 산업적인 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글로벌 미디어를 키우려면 아예 자본금을 6천억 이상으로 하고 종편을 한 개만 선정하는 게 맞는 데 지금처럼 3000억으로 정한다면 채널 다양화, 여론 다양성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일정 요건만 된다면 모두 허용 해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약 11개 희망 사업자들이 종편ㆍ보도채널에 모두 참여하게 된다면 자기들끼리 M&A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 살아 남을 곳은 살고 정리될 곳은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