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등에 전기 생산비 가중....러시아발 전기 요금 인상 압력↑

미, 러 원유 수급 금지 조치…브렌트유 장중 130달러 넘어
전기료 4.9원·기후환경요금 2원 인상 시, 물가 0.05%포인트↑
유가 10% 상승 시 국내 물가상승률 0.1%포인트↑
20일 실적연료비 결정 예정…한전 3원 인상안 제출 유력
'고물가' 차기정권 부담으로…물가 잡을까

입력 : 2022-03-09 오후 4:30:12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국제 에너지가격 폭등에 국내 에너지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서 눈길이 쏠린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올해 4월, 10월 두 차례에 걸쳐 전기료 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정부는 오는 20일  2분기 전기 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결정하는데, 전기의 원료비가 상승에 전기료 상승 압력까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서민 물가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9일(한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가 장중 한때 5.6% 오른 130.13달러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급금지 조치 발표에 하룻새 원유 가격이 출렁인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발 석유·액화천연가스(LNG) 등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에 국내 전기료 인상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정부는 지난해 1년간 평균 연료비인 기준연료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올해 전기료는 1킬로와트시(㎾h)당 9.8원(5.6%), 기후환경요금은 2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당장 내달에 전기료 4.9원와 기후환경요금 2원 인상이 예정돼 있는데, 전체 물가에 전기료가 차지하는 가중치는 1.55%라는 점을 고려하면 4월에 전기료가 6.9원이 오를 경우 물가는 0.05%포인트 오르게 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도 유가 10% 상승 시, 국내 물가상승률은 약 0.1%포인트, 전체 산업 생산비의 0.67%포인트 상승을 유발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오는 20일 기재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공사가 2분기 실적 연료비 조정 단가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최대 3원을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전은 국제유가 등락에 따른 전력 생산 원가의 상승·하락분을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연료비 조정 단가는 직전 3개월간 평균 연료비(실적연료비)에서 직전 1년간 평균 연료비(기준연료비)를 차감한 변동 연료비에 변환계수를 곱해 산정한다. 연료비는 관세청에서 고시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유류의 무역 통관 가격이 기준이다.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는 국제유가와 석탄, LNG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 2분기 연료비 조정 단가 상승 압박이 커진 것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전력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은 1㎾h당 197.32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75.44원)에 비해 약 261.6% 뛰었다.
 
국내 LNG 수입분의 약 80%가 유가에 연동되어 있는 장기계약 형태로 수입됨에 따라 고유가 지속시 국내 전기요금(LNG발전)과 도시가스 가격 상승 압력의 심화가 불가피하다.
 
이상열 에너지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팀장은 "고유가 상황이 1분기 이상 지속 시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에너지수요의 전력집중 현상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전의 적자도 지속적인 우려사항으로 제기된다. 증권가는 한전이 올해 상반기에만 10조원 수준의 적자를 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전은 이미 2분기에 3원 추가 인상안 제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에 차기 정부의 결정에 따라 기준연료비 인상 자체를 백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소비자물가가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전기료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세 감면, 공공요금 동결 등을 통해 물가를 억누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물가 당국에서도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9일(한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가 장중 한때 5.6% 오른 130.13달러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사진은 전자식전령량계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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