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달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은이 공개한 '2022년 제4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2월 24일 개최)'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1명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등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통위는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바 있다.
한 금통위원은 "적절한 시기에 적정한 속도로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후 더 큰 폭의 조정이 불가피하게 돼 이 경우 경기와 금융 시장에 보다 큰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며 "향후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의 동향, 국내 경기 흐름, 주요국 통화 정책 변화,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등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적정 시점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지난 회의와 비교해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다소 커졌으나 지난해 이후의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의 상방 리스크는 더 증가했으며, 금융불균형 상황은 여전히 주의를 요하는 수준으로 판단돼 앞으로도 통화 정책의 완화 정도를 축소해가는 방향으로 기준금리를 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 역시 "국내 경제의 성장, 물가 및 금융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통화 정책의 완화 정도를 더욱 축소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특히 향후 물가 경로를 둘러싼 상방 위험이 인플레이션 기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과 정책 시차를 감안할 때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나왔다.
비둘기파 성향의 한 위원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같은 총량 지표만 보고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한다거나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금리 인상을 가속하면 경제 회복의 탄력이 둔화될 것"이라며 "민간의 실질소비는 2019년 이후 2년간 1.6% 감소했으며, 핵심 노동 인력(30∼59세)의 고용은 여전히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했고 그 파급 효과를 관찰하는 과정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변이 바이러스 전개 상황, 인플레이션의 움직임 등을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초과하더라도 과도한 이탈이 아니라면 추세를 관찰하면서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또 한 위원은 "새로이 추가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리스크까지 함께 고려한다면 현시점에서 불확실한 정보로 정책적 대응을 하는 것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한 통화 정책의 효과와 대외 불확실성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확인한 뒤 대응을 결정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15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2년 제4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2월 24일 개최)'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사진은 금통위원들이 회의하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