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김오수 검찰 총장이 정치권의 사퇴 압박에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김 총장의 중립성을 문제 삼아 공세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16일 오전 출입기자단에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사퇴 요구에 남은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고 답한 셈이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 정권을 잡게 된 국민의힘은 김 총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총장으로서 정말 공명정대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각오와 의지가 있으면 임기를 채우는 것이고 지금까지와 같은 행태를 반복한다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이 개인적 의견이라고 밝혔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당선인과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냔 해석이 나온다.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도 전날 한 방송에 출연해 "임기가 있는 사람들을 그냥 내쫓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소위 정치적으로 임명된 직원들 같은 경우 스스로 거취에 대해 잘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직·간접적으로 김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표면상 정치적 중립성 문제 때문이다. 야권은 김 총장이 후보자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당시 윤석열 총장을 배제한 수사팀 구성을 제안했다는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해왔다.
'대장동 사건' 등 현 정권 관련 사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같은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사건의 몸통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그러나 저변에는 전 정부에서 임명한 검찰총장으로 새정부 동행에 부담이 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공평하게 수사를 해왔고 다음 정권에서 함께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했으면 사퇴 요구가 있겠냐"며 "김 총장이 친정부 인사로 볼 수밖에 없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물러나라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청법은 총장의 임기 2년을 보장하는데 지난해 6월 취임한 김 총장의 임기는 오는 2023년 5월말까지다. 김 총장이 임기를 다 채운다면 '윤석열 정부'에서 1년 이상 검찰총장직을 수행해야 한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