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수수료 인상을 둘러싼 전자지급결제협회(PG협회)와 카드사 간 갈등에 협상의 물꼬가 트일 지 주목된다. 가맹 계약 해지라는 초강수 카드까지 꺼내들었던 PG협회는 업계 1위 신한카드가 보낸 유화 제스처에 일단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PG협회 소속 8개 사업자들은 카드사와의 수수료 협상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이들은 카드사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에 반발, 15~17일 사흘간 신한카드 본사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려 했으나 신한카드 측의 협상 재개 의사 표명에 따라 17일 예정된 집회는 취소했다.
PG협회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PG사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이후 신한카드로부터 추가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약속을 해왔다"며 "카드사들의 협상 태도 등을 지켜본 후 추가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단 공은 카드사로 넘어갔다는 설명이다.
다만 PG사들과 카드사의 구체적인 만남 일정이나 협상 조건이 정해지지는 않았다. PG협회 관계자는 "카드사에서 만족할 만한 합의 수준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라며 "날짜가 특정되지는 않았으나 일단 이달 말까지는 기다려보려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현재 주유소협회, 마트협회 등 여러 가맹사 단체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우선 순위를 정해 대응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에서는 "현재 원만하게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수수료 인상을 둘러싼 카드사와 PG사의 갈등이 봉합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신한카드 본사 앞에서 진행된 한국마트협회의 카드 수수료 인상 반대 집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번 수수료 갈등은 지난 2월 신한카드를 비롯한 7개 카드사들이 PG사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0.05~0.1%포인트 인상하겠다고 통보하며 시작됐다. 이 경우 PG사의 카드 수수료율은 2.25~2.30%로 높아진다.
이에 PG협회 측은 "가맹점 수수료가 인상되면 PG사의 신용카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 카드수수료를 인상하는 조치로 온라인 쇼핑몰의 수익성 악화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는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PG협회는 카드사 측에 공문을 보내 가맹점 수수료 산정 근거 자료 등을 요구했으나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을 요구한 PG사업자 관계자는 "카드사의 PG사 가맹점 수수료 인상은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 손실분을 PG사를 통해 만회하려는 의도"라며 "업계 1위 사업자인 신한카드가 가장 높은 인상폭을 요구했던 만큼, 그들의 결정이 다른 카드사에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